단상 49

시각장애인과AI의 역설

모두들 chatgpt와 ai로 인한 사회적 충격에 놀라와하고 있으실 것 같습니다.오늘도 한 신문에서는 전직 ai회사 직원들의 ai로 인한 인류 멸망에 대한 위기 토로에 대한 기사가 있습니다. [IT썰] AI 만든 직원들의 섬뜩한 경고…"인류 멸망 시킬지도"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4060507523823538 그런데 최소한 시각장애인에게 ai는 기회일 수밖에 없다는 역설이 있습니다.ai가 가진 무궁무진한 역할 중 하나로 눈앞의 화면 묘사에 대한 가능성이 제시되는데요.앞으로는 기존 시각장애인용 이미지 묘사앱들이 필요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단순히 피사체의 종류를 알려주는데 그치지 않고 다소 문학적인 수사를 동원한 극히 인간적인 수려한 문장으로 설명해주는 ..

단상 2024.06.06

헬렌켈러의드레스

올해도 어김없이 장애인의 날이 저물어 갑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들은 일년 중 딱 하루만 기억되는 이런 세상에 힘들어 하곤 합니다. 요즘같은 날이면 신문 기사나 유명 정치인들의 덕담 속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인물 중 하나가 헬렌켈러입니다. 어릴 적 위인전에서 익숙해진 그녀와 그녀를 교육한 설리번의 일화와 삽화는 지금도 유년시절의 기억속에서 생생하기만 합니다. 특히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가운데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향한 그녀의 멋진 조언은 언제나 감동 그 자체로 우리에게 울림을 주곤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과연 헬렌켈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헬렌켈러가 재활을 위해 흘린 땀방울과 보고 듣지 못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자 했던 말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

단상 2024.04.20

선물받은하루

고등학교 시절 학교 기숙사 옆 방에 기타를 잘 치는 형이 있었습니다. 문 밖으로 들리는 그 때 그 소리가 왜 그렇게 좋았던지. 아무 준비도 없이 형의 방으로 불쑥 들어가 무작정 하나씩만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졸라 c코드부터 해서 통기타를 소위 가라로 배웠습니다. 80년대 말 대학에 들어가고 노래방도 없던 시절. 수업이 끝난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잔디밭과 벤치에서 막걸리 마시고 노래부르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당시 술을 먹지 못하던 제가 비장애인들 사이에 끼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라로 배운 기타 실력을 이용해 분위기를 맞춰 주는 것이었는데요. 그래도 그 때 배운 엉터리 재주가 바탕이 되어 지금의 집사람에게도 인심을 얻고 한동안 대학 시절의 작은 재미로 많은 추억을 남긴 것 같습니다. 졸..

단상 2023.09.28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에 대한 단상

교사들에게 방학은 그동안 미루어 둔 자기개발 연수와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유용한 시간입니다. 저에게는 그간 못했던 독서와 세간에서 회자되는 영화와 드라마를 몰아서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기회이기도 하는데요. 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10여회가 넘는 방영분 속에서 우영우는 국민들에게 자폐 스펙트럼이 다양한 이유와 진정으로 장애인과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일깨우는 유익한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는데요. 물론 일각에서는 중증의 발달장애, 자폐로 하루 하루를 힘겹게 견뎌내야 하는 가족의 고통과 이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현실을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역시 우영우는 단순한 재미 이상으로 많..

단상 2022.08.16

영화감상

어릴적 저의 취미 중 하나는 단연 영화 감상이었습니다. 특히 80, 90년대를 휩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스케일이나 스토리 등에서 당시 한국영화가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매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명절이면 TV에서 방영되는 인디아나존스, 다이하드, 에어포스1 등이 나올 때면 굳이 VTR로 녹화를 하려고 TV앞에서 애를 썼고, 시간이 나면 반복해서 틀어보곤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에 뻔한 그 영화들이 왜 그토록 재미있었던지 이해가 안가곤 하는데요. 2시간만 참으면 악독한 악인들이 응분의 벌을 받고 정의가 승리하는 해피앤딩 구조의 헐리우드 영화의 성공 공식에 익숙해져서 저도 그것을 기다리는맛에 영화에 몰입했던 게 아니었나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류붐이 일면서 이러한 진부한 헐리우드식의 매카니즘도 깨..

단상 2022.03.10

잘못된프레임

2016년, 공무원 임용 승진 규정과 관련해 컴퓨터활용능력시험을 볼 필요가 생겼다. 20년 가까이 컴퓨터 담당 교사로 학생들을 지도하며 맹학교에 근무했지만 정작 나는 관련 전산 시험에는 한 번도 응시한 적도, 그러한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왔다. 그런데 막상 시험을 보려 하니 워드프로세서나 컴퓨터 활용능력시험모두 1급 시험은 원서조차 받아주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이 접근 가능한 화면 구성이나 스크린 접근 등이 모두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반면에 공무원 인사 규정에서는 장애인의 이러한 문제를 무시한 채 1급을 따야만 원하는 점수를 확보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결국 그나마 스크린 리더나 문제 등에서 접근성을 고려하여 시험제도가 운영 중인 컴퓨터 활용능력 2급 시험을 볼 수 밖에 없었고 타의에 의해 어쩔..

단상 2021.06.26

Isn't she lovely

세월이 흐르면서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도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낍니다. 그러나 아직도 장애인은 불구자, 아니면 불굴의 승리자 이 두가지 프레임으로만 재단하려는 언론을 접하곤 합니다. 언제까지 우리는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요, 피해야 할 그 무엇으로만 대해야 할까요. 요즘 시각장애 팝가수 Stevie Wonder의 오래된 노래 한곡을 새삼 다시 듣게 되었습니다. 'Isn't she lovely' 흥얼거리기 쉬운 중독성강한 인기곡 정도로만 알았는데요. 자신이 낳은 아이의 얼굴을 보고 싶어하며 주변에 "우리아이 예쁘지 않나요? " 하고 물어보는 시각장애 아버지의 그런 내용의 가사였다는 걸 새삼 알았습니다. 사람들은 유쾌한 이 음악과 가사를 들으며 시각장애인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눈물흘려가며 듣지는 않겠지요. 바로..

단상 2021.04.10

페닉

오늘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라는 어느 성직자의 문구가 맴돕니다. 저역시 종교를 믿는 신자로 신앙심이 부족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종교적 확신이 나 뿐만 아니라 아무 상관없는 다른 사람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내가 믿는 절대자를 위해 무시하는게 신앙에 부합하다는 논리. 과연 그 분이 이러한 사실에 호응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 그게 정녕 만는 신앙일까요? 또 한편에서는 숨이 다해가는 환자를 내팽개치고 거리로 나선 의사들. 이젠 아예 국민의 생명, 안전을 위해서라는 변명아닌 변명의 문구조차 포기한 채 그저 의사 수급 확대에 따라 자신들의 기득 권이 줄어든다는 점을 드러내고 코로나라는 전지구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흰옷을 벗어던지는 그들. 길거리를 지날 때마다 진..

단상 2020.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