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97

Be my love

Be my love는 Andrea Bocelli나 여러 성악가들이 웅장하게 부르는 곡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우연하게 한국계 대니구라는 사람이 현악의 감성으로 만든 영상을 보았는데 너무 색다르면서 한 번 들었는데도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일요일 밤, 왠지 마음이 무겁게 느껴지신다면 오케스트라 반주가 아닌 현악기와 대니구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위로를 받아보시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qcwbzfDz98대니 구 HOME.mp3

끄적끄적 2024.11.24

한 편의 기적

그 어느 해보다 빠른 추석 연휴를 보내고 이런 저런 징검다리 황금 연휴의 마지막 오후를 보냅니다. 다들 이제 내일부터 무얼 위로삼아 직장을 다녀야 하나 한탄하는 우스개 소리를 들으며 오후의 따스한 아파트 주변을 산책했습니다. 따가운 한낮의 햇살 속에서도 고개를 내민 가을의 정취가 어느 해보다 소중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채 보름여 전 추석을 넘긴 뒤에도 늦은 저녁까지 24, 5도를 넘나드는 늦더위로 에어컨 앞에 지내던 때가 생생하건만 며칠 전 새벽 최저 기온이 이곳 대전은 9도였습니다. 그 바람에 서둘러 여름 이불을 챙기고 가을 이불을 찾아 꺼내느라 법석을 벌이기도 했네요. 이젠이런 극단의 기상이변조차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기도 진부할 만큼 흔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어제 가진 교과서 집필 모임에서 저녁..

끄적끄적 2024.10.09

끈적한 여름밤에 듣는 음악을 골라 봅니다

끝나지 않은 장마 속에서 요며칠 잊혀진 열대야를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한 여름의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책도 읽어보고 영화도 한 편 몰입해 보고 등등. 그 중에서 이런밤은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 하다가 재즈 하나 골라 봅니다. 땀으로 끈적이지만 음악의 끈적임은 더 릴렉스하게 만들어 우리를 잠이 오도록 만들 것 같지 않을까요? Smoke Gets In Yours Eyes (feat. Scott Hamilton) https://www.youtube.com/watch?v=4V7ZFAM-680

끄적끄적 2024.07.23

군자란과세월

요 몇년 봄꽃들이 기상이변으로 한꺼번에 모두 피어 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봄의 소소한 즐거움을 놓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미 피어서 지기 시작하고도 남을 벚꽃들이 몽우리만 겨우 맺은 채 요지부동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베란다에서 30년 넘게 한결같이 봄을 알리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결혼하면서 서울 부모님댁에서 넘겨받은 군자란이 바로 그 녀석들인데요. 최소 30년이 넘은게 분명한데 부모님으로부터 받을 때도 풍성한 녀석들이었던 걸 보면 도통 나이를 모르겠습니다. 예네들은 도대체 세월을 먹기는 하는 걸까요.

끄적끄적 2024.03.31

시각장애인과 소화제

지난 명절 집 앞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화제 케이스에 새겨진 점자 문구입니다. 정확하게 소화제인지 알 수 있도록 약 이름이 들어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시각장애인의 오용을 막기 위한 법률 제정에 따른 효과를 확인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다만 6점의 점자셀과 셀간 거리가 너무 멀어 처음엔 위 아래를 찾지 못해 고생했습니다. 첨언하자면 이왕 점자를 만들게 되었다면 만드는 데서 끝나지 말고 정확하게 만드는 데에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끄적끄적 2023.10.03

장마와 건조기

지리하게 이 나라 곳곳에 상흔을 남긴 장마는 끝났다고 하는데 여전히 높은 습도와 곳곳에서 뿌려지는 집중호우성 소나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샤워를 해도 곧바로 땀이 솟아나는 요즘이지만 옷장 속에서 꺼내든 뽀송한 속옷의 느낌을 느끼며 건조기의 고마움을 생각합니다. 중학교 시절. 연일 궂은 날씨와 부모님의 깜박하는 실수로 전날 빨아넌 교복이 마르지 않았다며 등교하는 아침 내내 온 식구가 다리미에 드라이를 들고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고 교문 앞 줄 서 있는 규율부 선생님과 선배들이 무섭다며 미처마루지 않은 젖은 교복을 울면서 껴입고 나섰던 등교길. 이 시간 건조기에서 꺼낸 뽀송한 수건을 객히며 딸아이에게 아빠의 우스운 옛 기억을 꺼내 줍니다. 그런 세상에 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아이의 말. 그런..

끄적끄적 2023.07.30

방학첫 날

무사히 한 학기를 마치고 맞은 방학 첫 날. 매일같이 퍼붇던 비 사이로 모처럼 아침에 내민 햇살을 보니 덥더라도 무서운 비보다는 낫겠다라는 생각에 반갑기만 합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 2020년 이즈음 한 달 내 매일처럼 비가 왔던 때도 있었다라는 생각이 미칩니다. 언제나처럼 연약하기만 한 우리 인간들. 아무쪼록 모두들 비 피해 없으시길 기원합니다.

끄적끄적 2023.07.19

우영우와부끄러움

]올해도 민족의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푸근한 기억속 고향으로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뉴스 단신에서는 서울의 모 지하철역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장애인 단체 기사가 나옵니다. 저는 이 분들을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2007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장차법 서명식 참여인단으로 관람석에서 지켜보던 중에 갑자기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한 분이 앞으로 달려나오는 것을 목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9시 뉴스에서는 대통령 행사 중에 무례하게 앞으로 뛰쳐나온 장애인의 해프닝만을 다룰 뿐 그 분들의 주장이 무엇인지는 소개해 주지 않았습니다. 몇 년 후 동서울 터미널에서 지방으로 가는 버스를 타던 중 고향을 가고 싶다며 시위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을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장애..

끄적끄적 2023.0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