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95

메모광

중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의 제목 중에 '메모광'이라는 것이 있었다. 실명하고 맹학교로 전학온 지 얼마 안되어 떠듬거리며 점자 국어책에서 배운 '메모광'은 모든 일에서 항상 메모를 해야 직성이 풀린다는 저자의 에피소드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어린 나이에 수업을 들으며 일부는 일해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엥간하면 머릿속에 외워두면 될 것을 뭐하러 저리 집착하남~~~' 30여년전 그렇게 우습게 여겼던 메모. 그런 작은 습관에 대해 요즘처럼 아쉽게만 느껴진 때가 또 있었을지... 문제의 원인은 몇 년전부터인지는 몰라도 자꾸만 내 머릿속 메모지가 작아지는 것 같다는 것. 별 거 아니라며 이따가 처리해야지 하고 잠시 미뤄둔 것을 까맣게 잊고 하루를 넘어가거나, 직장 동료로부터 전달해 달라고 들..

끄적끄적 2017.1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