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씨에 또다시 빗방울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하는 조바심에 퇴근길의 발걸음이 바쁘다.
대형 마트가 있는 4거리쪽으로 건너 건물 앞 차도 옆 점자블록을 따라 걷는데
쿵하며 빈 카트가 걸린다.
휘청이는 카트를 순간적으로 붙들어 세운 후 점자블록에서 멀찍이 떨어뜨려 놓고는 속으로 궁시렁대며 다시 길을 재촉한다.
누군가 마트에서 나와 차도에 세워둔 곳까지 짐을 실은 카트를 몰아와 짐을 싣고는 여지없이 빈 카트를 그 자리에 버려두고 가버린 것.
한가한 공원길을 따라 걸으며 생각해 본다.
요즘 연일 매스컴을 달구고 있는 사건들.
보란듯이 5천만 국민을 상대로 각종 사찰을 저지르고, 진실을 호도하며 언론의 목줄을 쥐고 흔들었던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카트 하나에 걸려 넘어질 뻔 한 시각장애인,
그런 한 두 사람 정도를 대상으로 나쁜 일을 자행한 사람을 갖고 욕하고 속상해할 필요가 무에 있나 하고 말이다.
비온 뒤 공원길 풀내음이 더 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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