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 작가의 글에서 마음에 오래 머무는 구절이 있다. 봄에 화사하게 피어나는 개나리와 진달래도 아름답지만, 차가운 가을바람 속에서 그윽한 향을 품어내는 국화 역시 그에 못지않게 고결하다는 이야기다. 꽃마다 봉오리를 터뜨리는 계절과 시간이 다를 뿐, 어느 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필자가 근무하는 맹학교는 유치부의 어린아이부터 초·중·고등부, 성인기에 접어든 전공과 학생들까지 80여 명이 한 울타리 안에서 함께 배우는 생기 넘치는 배움터다. 대학 진학의 꿈을 이루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서 골볼 우승과 육상 다관왕에 도전하는 학생도 있다. 지난해에는 시각장애 학생들이 직접 주연과 제작, 화면해설까지 맡아 완성한 영화 《골볼》이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