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여름. 어느 해보다 국가적으로 우울한 사건이 많았던 탓에 늦장마와 더위가 무척이나 힘든 때였습니다. 대전 유성의 시각장애 교육재활학회 학술대회에 참여하고 있는데 장애인 선교회에서 전화가 걸려옵니다. 강의 중이라 받지 않을까 하다가 선교회라는 이름에 저도 모르게 목소리를 죽여 받았던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장애인 선교회 신부님으로 계시다가 대전 교구청으로 자리를 옮긴 나봉균 신부님께서 직접 전화를 하신 내용인 즉, 몇 주 뒤로 다가온 교황님의 성모승천 미사에서 저에게 전세계 장애인을 대표해 신자들의 기도 낭독을 부탁한다는 말이었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런 제의가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이토록 나태하고 부족한 저같은 신자가 그런 영광된 일을 맡는다는게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