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민족의 명절이 다가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푸근한 기억속 고향으로 가시리라 생각됩니다.
오늘도 뉴스 단신에서는 서울의 모 지하철역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장애인 단체 기사가 나옵니다.
저는 이 분들을 몇 차례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2007년 청와대 영빈관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장차법 서명식 참여인단으로 관람석에서 지켜보던 중에 갑자기 휠체어를 탄 지체장애인 한 분이 앞으로 달려나오는 것을 목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날 9시 뉴스에서는 대통령 행사 중에 무례하게 앞으로 뛰쳐나온 장애인의 해프닝만을 다룰 뿐 그 분들의 주장이 무엇인지는 소개해 주지 않았습니다.
몇 년 후 동서울 터미널에서 지방으로 가는 버스를 타던 중 고향을 가고 싶다며 시위하는 휠체어 장애인들을 마주친 적이 있습니다.
같은 장애인이었지만 저는 그분들을 외면하고 버스에 올라탔고 다른 사람들 역시 그 분들이 무엇 때문에 소리를 지르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습니다.
그 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때 그 분들은 여전히 길거리에서, 지하철역에서 목놓아 외치고 있습니다만 그사이 무엇이 달라졌는지 저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 분들이 억울함을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다를 수 있다는 데 동의합니다.
그들의 시위로 인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시민들의 고통이 크나크다는 점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왜 평상시에는 억울함을 겪는 이들의 고통에 대해 외면하는지, 그리고 같은 국민으로 그들의 고통을 미연에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지 저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힘있는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선심성 예산만도 안되는 예산조차 마련해주지 못하는 사회에서 그들은 2류 국민이자 잉여 국민일 뿐입니다.
오늘도 그들의 목놓아 외친 땀방울 덕에 역에 설치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철역 리프트 덕에 계단을 찾다가 넘어지지 않고 빠르게 목적지로 향하는 저 자신을 대하며 그들에 대한 부채감으로 부끄러워집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자폐 변호사인 우영우에 대한 특혜 논란에 대해 동료인 수연이 이렇게 고백합니다.
"~~ 그게 불공평하다는 걸 다들 알았지만 그냥 자기일 아니니까 모르는 척 가만히 있었을 뿐이야. 나도 그랬구...“
아무쪼록 국민이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행복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때가 오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