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영화감상

tosoony 2022. 3. 10. 21:50

어릴적 저의 취미 중 하나는 단연 영화 감상이었습니다.
특히 80, 90년대를 휩쓴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는 스케일이나 스토리 등에서 당시 한국영화가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매력을 갖고 있었습니다.
명절이면 TV에서 방영되는 인디아나존스, 다이하드, 에어포스1 등이 나올 때면 굳이 VTR로 녹화를 하려고 TV앞에서 애를 썼고, 시간이 나면 반복해서 틀어보곤 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당시에 뻔한 그 영화들이 왜 그토록 재미있었던지 이해가 안가곤 하는데요.
2시간만 참으면 악독한 악인들이 응분의 벌을 받고 정의가 승리하는 해피앤딩 구조의 헐리우드 영화의 성공 공식에 익숙해져서 저도 그것을 기다리는맛에 영화에 몰입했던 게 아니었나 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한류붐이 일면서 이러한 진부한 헐리우드식의 매카니즘도 깨어졌다고 합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서는 강자독식의 암울한 현실을 앤딩에서 직시해야 하고, "지옥"에서는 선하게 살아온 사람마저도 저승사자가 거칠게 잡아가는 스토리가 결말까지 이어지는 특이한 드라마가 인기를 끄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오늘 힘들게 하루를 보낸 분들이 많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힘든 것은 왜 현실에서는 영화와 같이 참고 기다림에도 해피앤딩이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절망감이 아닐까요.
엄연히 악인과 선한 이들이 세상에 드러나고 증명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의 악행이 심판받고 구원받지 못하는 걸까라는 데서 오는 절망감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세상사도 지옥이나 오징어게임처럼 새로운 트랜드가 대세가 되어가는 걸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가 관람하는 영화는 끝이 나지 않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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