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년 봄꽃들이 기상이변으로 한꺼번에 모두 피어 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봄의 소소한 즐거움을 놓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미 피어서 지기 시작하고도 남을 벚꽃들이 몽우리만 겨우 맺은 채 요지부동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베란다에서 30년 넘게 한결같이 봄을 알리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결혼하면서 서울 부모님댁에서 넘겨받은 군자란이 바로 그 녀석들인데요. 최소 30년이 넘은게 분명한데 부모님으로부터 받을 때도 풍성한 녀석들이었던 걸 보면 도통 나이를 모르겠습니다. 예네들은 도대체 세월을 먹기는 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