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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준비하는 '소풍'을 설렘으로 만들고 싶다면

직장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면 생각과 다르게 하루를 마무리하게 되는데요. 별 것 아닌 일임에도 누구의 무게가 더 무겁고 누구의 일이 더 큰지를 가르는 소모적 논쟁으로 온통 하루가 저뭅니다. 그러다 허탈한 마음으로 문을 나설 때면 답도 모른 채 오늘 내가 무엇을 한 것일까, 이게 대체 내게 어떤 값어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얼마 전부터 '소풍'이라는 영화에 대한 리뷰와 몇몇 인터뷰를 접하며 왜 사람들이 저리도 일개 영화를 입에 오르내리는지 궁금해 했었습니다. 특히 나문희 배우의 애정어린 영화평을 대하며 소위 메이저 또는 화려한 cg와 헐리우드 영화가 난무하는 이 시대에 소자본, 그것도 노년기에 접어든 세명의 이들이 주연인 영화의 힘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습니다. 그러던 중 황금같은 선거일..

군자란과세월

요 몇년 봄꽃들이 기상이변으로 한꺼번에 모두 피어 버리는 일이 반복되면서 봄의 소소한 즐거움을 놓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이미 피어서 지기 시작하고도 남을 벚꽃들이 몽우리만 겨우 맺은 채 요지부동입니다. 그럼에도 우리 베란다에서 30년 넘게 한결같이 봄을 알리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결혼하면서 서울 부모님댁에서 넘겨받은 군자란이 바로 그 녀석들인데요. 최소 30년이 넘은게 분명한데 부모님으로부터 받을 때도 풍성한 녀석들이었던 걸 보면 도통 나이를 모르겠습니다. 예네들은 도대체 세월을 먹기는 하는 걸까요.

끄적끄적 2024.03.31

GPT와 작은 두려움

조금 전 American Printing House for the blind 페북 글에 연결된 링크를 타고 들어갔더니 새로운 전자점자기가 출시되어 보급 중인 것 같습니다. 보조공학과 전자점자기는 평소 관심사이기도 하여 내용을 살펴 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과 사진은 아래 링크로 직접 확인해 보시면 될 것 같고 저는 관련하여 최근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번역 수준에 대해 잠시 이야기할까 합니다. 평소 보통의 긴 영어 원문 중 정확한 해석이 필요할 경우 일단은 아이폰앱으로 깔려진 우리가 잘 아는 몇 가지 번역 앱의 힘을 빌리는데요. 이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제가 보기엔 여전히 맥락에 맞지 않은 단어와 구어체와 학술적 문구가 뒤섞여 대략의 분위기만 알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chat gpt로 해석해 달라고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