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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자연현상

엊그제까지 깔끔하기만 하던 거실 바닥이 금요일 저녁 퇴근하며 들어서는데 온통 어석거리는 먼지 느낌이 가득합니다. 식탁 대리석 위며 장식장 위를 손으로 쓸어보아도 온통 노란 가루가 묻어난다고 합니다. 이게 뭐지? 원인은 송화가루였습니다. 보통 송화가루는 4월말이나 5월 초순 동네 하늘을 뒤덮곤 하던 것이 상례였는데 4월 중순을 막 넘긴 때에 이렇게나 송화가루가 온 대지를 뒤덮는 경우가 있었던가 생각해 보니 낯설기만 합니다. 올해는 특히 3월 중 잠시 지나간 이상 더위로 온갖 봄꽃들이 동시에 피어나는 통에 아쉬운 봄날의 짧은 추억을 남기기 위해 몸이 바빴던 기억이 납니다. 소소한 일이지만 어쩌면 우리에게 이런 이상한 자연연상은 앞으로 더욱 더 자주 만나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니 마음이 답답합니다. 지난..

일상 스케치 2023.04.28

고급진 상업 이벤트 '토스'

시간이 흐를수록 주변에 토스를 안내하다보니 요즘엔 하루에도 여러 차례 토스를 열어 몇십원을 받으라는 토스 푸시가 옵니다. 그러던 중 조금 전 토스 이벤트가 있으니 열어보라는 말에 터치하고 들어가 봅니다. 갑자기 장애인의 날 기념으로 성준님께 점자카드를 입력해 보자는 안내 문구가 나옵니다. 뜬금없는 알림에 저도 모르게 순서에 따라 해봅니다. 원하는 글자를 고르라고 하더니 6점을 순서대로 입력하면서 저에게 해당 점자를 가르쳐 줍니다. 저는 별을 선택합니다. 이윽고 완성된 별 자와 함께 장애인과 연관된 응원과 격려의 문구가 나타납니다. 그동안 IT 와 관련해 여러 해동안 많은 업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참여해 보았지만 이렇게나 고급지게 상업성 이벤트를 하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특히 단순히 계기교육 차원의 안내..

정보마당 2023.04.28

귀해야 아름답다

서울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구경한 꽃이라곤 우리집 마당에 피어난 하얀 목련과 동네 회색담장을 따라 핀 개나리가 전부였습니다. 그 후 대구에서 대학 생활을 하며 우리 주위에는 뜻밖에 참 많은 꽃들이 시기별로 피어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른 봄부터 매화에 산수유, 목련을 필두로 개나리와 벚꽃 등이 피어나고 4월 조팝나무꽃에 이어 라일락 향기가 교정을 가득 메우고 난 5월이 되면 두류산을 아카시아가 가득 메운다는 것을 처음으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올해 3월 중반에 갑자기 밀어닥친 고온으로 아파트 산책로에는 개나리와 목련, 진달래에 이어 벚꽃이 모두 함께 뒤섞여 피어나는 진풍경이 가득합니다. 다행히 지난 주말 좋은 날씨 덕에 아이들과 함께 이틀 내내 보문산 오월드 벚꽃길과 대청호 오백리길에 핀 벚꽃 터널을 ..

일상 스케치 202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