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학교 53

미국시각장애인이 받을 수 있는 장애인 연금 제도

미국에서 시각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장애인 연금에는 두 가지 주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와 “Social Security Disability Insurance (SSDI)"으로 각각의 기준과 지원 내용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1. Supplemental Security Income (SSI)SSI는 소득과 재산이 적은 사람들을 위한 연방 정부의 프로그램으로 주로 저소득층 시각장애인들이 지원 대상이 됩니다. SSI는 시각장애인 여부에 따라 자격이 주어지며, 소득과 재산에 따라 월 지급 금액이 달라집니다.  • 2024년 기준으로 SSI 최대 지급액은 개인에게 월 약 900달러 정도이고, 부부일 경우 최대 약 1,350달러까지 받을 수 ..

사람보다낫다

예전에는 동백이란 남도의 섬이나 따스한 곳에서만 구경하는 꽃인줄 알았습니다. 몇 년전 집사람이 동백 화분을 사왔다고하기에 집에서도 동백꽃을 구경할 수 있다는 건지 낯설기만 하더군요. 역시나 나름 베란다 화분 키우기의 달인이 된 집사람에게도 동백을 구경하기는 쉽지 않은 모양이었습니다. 4년이 되도록 아무리 자식보다 더 살갑게 다루어도 동백은 우리에게 냉정할 정도로 잎만 보여줄 뿐 답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집안 청소를 하다가 고개를 돌린 아내가 베란다로 달려갑니다. 전혀 보지 못하던 빨간 꽃들이 창밖을 메우고 있다나요. 마침내 그 고고한 동백이란 녀석들이 꽃망울을 터트렸더군요. 아무리 애지중지 챙겨도 답을 않던 녀석들이 오히려 혹독하게 꽃샘바람과 늦추위에 내버려두니 스스로 못견디고 꽃을 보여줍니다...

일상 스케치 2024.03.02

빵냄새

집사람이 늦은 크리스마스와 다가오는 새해를 기념하며 빵을 만든다고 아침 내 온 집안에 냄새를 풍깁니다. 그러더니 몇 시간이 지나 완성됐다며 아이들과 함께 부엌쪽에서 탄성이 가득합니다. 뭔 일 났냐며 가보니 제 손에 따스한 무언가를 만져주네요. 진짜 만져보기에도 제법 큰 게 별이 맞습니다~~ 먹어버리기 아깝다며 사진으로 찍고 제가 갖고 있는 ai 인식앱으로 촬영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아래와 같이 진짜 정확하게 내용을 설명합니다. 작년에 집사람이 만든 빵은 누런 치킨이라고 하더니 그 사이 많이 똑똑해졌습니다. 장면, 흰 냅킨에 흰 토핑을 얹은 별 모양의 빵 모두들 새해 복많이 받으십시오~~

일상 스케치 2023.12.30

대전맹학교 개교 70주년 기념 예술제 공연 참석 안내

모시는글 조석으로 쌀쌀한 날씨에 가을이 완연해졌음을 느낍니다. 어느덧 대전맹학교가 개교 70주년을 맞이하여 빛이 있는 밤 예술제를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학생들이 교육활동으로 익힌 다양한 끼와 재능을 마음껏 펼치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자랑스러운 모습을 우리 내빈분들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바쁘시더라도 참석해 주시어 열정과 노력으로 준비하고 애쓴 모습을 큰 박수와 칭찬으로 격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그동안 힘을 보태주신 학생 동문 선생님 학부모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일시: 2023년 11월2일 (목) 18시30분 2. 장소: 대전시 동구 가오동 동구청 12층 대강당 3. 공연: 빛이 있는 밤 예술제 당일 행사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대상으로 기념품과 책마루3을 비롯한 행운권 추첨도 ..

시각장애인과 소화제

지난 명절 집 앞 편의점에서 구입한 소화제 케이스에 새겨진 점자 문구입니다. 정확하게 소화제인지 알 수 있도록 약 이름이 들어 있어 신기하기도 하고 시각장애인의 오용을 막기 위한 법률 제정에 따른 효과를 확인하게 되어 반가웠습니다. 다만 6점의 점자셀과 셀간 거리가 너무 멀어 처음엔 위 아래를 찾지 못해 고생했습니다. 첨언하자면 이왕 점자를 만들게 되었다면 만드는 데서 끝나지 말고 정확하게 만드는 데에도 신경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끄적끄적 2023.10.03

선물받은하루

고등학교 시절 학교 기숙사 옆 방에 기타를 잘 치는 형이 있었습니다. 문 밖으로 들리는 그 때 그 소리가 왜 그렇게 좋았던지. 아무 준비도 없이 형의 방으로 불쑥 들어가 무작정 하나씩만이라도 가르쳐 달라고 졸라 c코드부터 해서 통기타를 소위 가라로 배웠습니다. 80년대 말 대학에 들어가고 노래방도 없던 시절. 수업이 끝난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잔디밭과 벤치에서 막걸리 마시고 노래부르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당시 술을 먹지 못하던 제가 비장애인들 사이에 끼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가라로 배운 기타 실력을 이용해 분위기를 맞춰 주는 것이었는데요. 그래도 그 때 배운 엉터리 재주가 바탕이 되어 지금의 집사람에게도 인심을 얻고 한동안 대학 시절의 작은 재미로 많은 추억을 남긴 것 같습니다. 졸..

단상 2023.09.28

베고니아

아침부터 집사람이 베란다에 핀 베고니아가 너무 너무 이쁘다고 난리입니다. 꽃이 안 이쁜게 어디 있겠냐 속으로 생각합니다만 옆에서 자꾸 업이 되어 이야기하는데 시각장애인으로 호응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밋밋한 제 반응에 이젠 아예 화분을 통째로 들고 와 꽃을 만져보여주기까지 합니다. 거참. 이참에 시각장애인이 만져서 그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IT 발전은 저혼자서 아이들 인물 사진도 찍어주고 바닥에 돌아다니는 조그만 종이에 무엇이 씌어 있는지도 알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얼마전 학회에서 만난 설리번 플러스 앱 대표분과의 대화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하면 조만간 시각장애인들이 지금보다 더 편리하게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해..

일상 스케치 2023.08.26

장마와 건조기

지리하게 이 나라 곳곳에 상흔을 남긴 장마는 끝났다고 하는데 여전히 높은 습도와 곳곳에서 뿌려지는 집중호우성 소나기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매일같이 샤워를 해도 곧바로 땀이 솟아나는 요즘이지만 옷장 속에서 꺼내든 뽀송한 속옷의 느낌을 느끼며 건조기의 고마움을 생각합니다. 중학교 시절. 연일 궂은 날씨와 부모님의 깜박하는 실수로 전날 빨아넌 교복이 마르지 않았다며 등교하는 아침 내내 온 식구가 다리미에 드라이를 들고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고 교문 앞 줄 서 있는 규율부 선생님과 선배들이 무섭다며 미처마루지 않은 젖은 교복을 울면서 껴입고 나섰던 등교길. 이 시간 건조기에서 꺼낸 뽀송한 수건을 객히며 딸아이에게 아빠의 우스운 옛 기억을 꺼내 줍니다. 그런 세상에 살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는 아이의 말. 그런..

끄적끄적 2023.07.30

캡슐커피

지난 해 봄 동료 선생님이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이 너무 좋다며 하도 자랑을 하기에 가족들 앞에서 나도 한번 사볼까 이야기를 꺼냈는데요. 얼마 후 직장에 다니는 딸아이가 아빠 생일선물이라며 어누 날 덜렁 기기를 가지고 들어 옵니다. 그 전까지 캡슐머신이란 인스턴트 커피맛에 더해 상대적으로 비싼 캡슐 가격으로 비경제적이라는 오래된 관념이 제게도 있어 왔는데요. 당일 시음용으로 가져온 몇 가지 캡슐 커피를 마셔 본 순간 단박에 이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향에 따라 진한 맛에서부터 농도 조절을 할 수도 있고 드립에서만 볼 수 있었던 크래마를 캡슐 커피에서 구현했다는 게 정말 놀라울 뿐이더군요. 지난 20여년간 휴대용 압착식 원두 커피에서부터 여러 종류의 메이커를 써 보았지만 이런 풍부한 맛을 드립이 아..

일상 스케치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