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암살과 베테랑, 두 편의 영화가 가까운 시간을 두고 연이어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관객으로서는 작품성이 국민들로부터 인정받는 영화가 자주 생겨난다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이 또 있을까.
얼마 전 이 두 편 가운데 '암살'을 보았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한 번은 아내의 화면 설명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정식 화면해설영화 상영 관람을 통해 두 번씩이나 관람할 기회를 얻었다.
일본어에 중국어까지 이어지는 대사에 아내가 일일이 말로 설명해주다 보면 우리 둘 다 제대로 영화를 감상하기 어려울 거라는 예상으로 주저했던 영화였음에도 굳이 보러 간 이유는 나름 시대의 문제작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전 달 '연평해전'을 보러 갔을 때 일부 신문과 방송에서 떠들어대던 것과 달리 '암살'에 대한 기성 신문과 방송 매체의 의도적인 홀대에 대한 반감에서였는지도 모르겠다.
또한 그 즈음 일부 정치인들의 부친에 대한 친일 관련 행적, 그것을 광복 70년이 되도록 해결하지 못하고 끌어온 세력들...
그들이 다시 이 시대 광복 70년의 기쁨을 운운하고 일본의 사과를 큰소리치는 행태가 되풀이되는 오늘을 보며 천만 관객이 넘는 인파를 동원한 '암살'을 어쩌면 누군가들은 싫어할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아내의 도움으로 영화를 본 지 얼마 안되어 다시 화면해설이 입혀진 영화를 재차 보았다.
그리고 순간 순간 영화속 배우 전지현의 1인 2역 표정 연기, 이정재의 현실감넘치는 연기 변화까지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암살'이라는 영화의 드라마틱한 시나리오에 감탄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영화 속 시나리오보다 정작 광복 70년 기념식을 전후한 이 나라의 모습이 훨씬 더 비현실적인 드라마같다는 것.
그 느낌만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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