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영화이야기

매스컴과 기자가 죽은 사회, '더 테러 라이브'

tosoony 2013. 8. 7. 15:37

소나기가 한바탕 뿌리고 지나간 한여름 밤.

집 앞 영화관을 찾아 더 테러 라이브 영화를 보았다.

색다른 소재와 빠른 사건 진행이 무엇보다 화면 속으로 몰입시키는 역할을 잘 해낸 것 같다.

덕분에 두 시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어 좋았다.

다소 설정의 인과관계나 필연성이 좀 떨어지는 면이 영화 곳곳에서 드러나긴했지만, 그런 긴박감있는 스토리도 이렇게 저가에 만들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을 매스컴과 기자가 죽은 암울한 사회라고들 한다.

예전에는 군화발과 총칼이 직접 방송국을 점령해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게 했다면 이제는 돈과 시청률, 고용이냐 해고냐의 칼로 매스컴과 기자를 틀어쥔 세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달라진 점이라고나 할까..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매일 보도 말미에 낮은 자리에서 정의와 진실만을 보도하겠다는 다짐으로 클로징을 한다.

tv를 제대로 보지 않은 지가 오래 되었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의요, 진실 따위를 전하는 게 매스컴의 근원적인 목적이 아니었다는 점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작은 tv 보도나 방송 하나 속에도 손가락을 꼽아가며 시청률과 돈이 얼마나 될지, 그리고 이 방송 하나가 어떻게 국민의 관심이 어디로 쏠려질지를 일일이 계산하는 누군가의 암울한 세력이 실존한다는 것을 관객은 이 영화를 보며 다시 기억하게 될 것이다.

디지털과 모바일 세상이 도래하면서 사람들은 손끝의 탭 하나로 언제든지 쏟아져 들어오는 뉴스의 바다를 경험하고 있다.

그렇게나 많은 뉴스와 정보를 대하면서도 이토록 뉴스와 정보에 목말라한 때가 이전에도 있었는지 나는 모르겠다.

 

다음엔 설국열차를 비교차 봐야 할텐데~~~

어쩐지 8월 화면해설영화로 나올 것 같은 느낌에 묵혀 두고 있다..

 

토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