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영화이야기

느리지만 행복한 달팽이의 별을 우리 곁에서 만나길 기대하며

tosoony 2012. 4. 4. 23:34

어제 달팽이의 별을 보고 왔습니다.
같이 한 우리 학교 학생들 중에는 지루하다, 졸았다는 반응도 있었고 비장애인들 다수는 오래간만에 감동적인 작품을 보았다는 반응이 주류였던 것 같더군요.
영화라는게 각자 자기만의 잔향이 있기 마련이겠지요..~~
1시간 반 동안 친절한 화면해설과 함께 이어진 영화 속 농맹인의 차분한 삶의 일면을 대하면서 제가 줄곧 느낀 감정은 미안함이랄까요~~
 100년도 넘는 시간 이전에 물질적으로나 제도적으로 척박하기만 했던 그 시절 바다건너에서는 헬렌켈러라는 농맹아를 당당한 인간으로 교육시켰지만 우리는 21세기 하고도 10년이 지난 최첨단 사회에서도 지적능력에 아무 문제가 없는 자칫 평범할 수 있는 농맹인 하나의 달팽이와도 같은 삶이 스크린에서 눈물과 함께 비춰져야 할 만큼 뒤쳐져 있고 무기력하다는 데 부끄러움이 들었습니다.
더구나 저를 당황하게 만든 것은 영화 속 주인공이 아스라이 오래 전 나와 같은 모교에서 같이 학교를 다닌 후배이자 한동안 전공과 제자로 교육의 책임을 지고 있었던 사이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하신 교감 선생님의 말씀 한 귀절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특수교육은 너무 잘난 학생도 못가르치고 너무 못난 학생도 못가르치는 교육이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