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이해

[해외연수] RFB&D 녹음도서관 탐방 1

tosoony 2011. 2. 27. 01:19

 

RFB&D(Recording For the Blind & Dyslexic)

 

 

 

- 2011년 1월 21일 미국 뉴저지 프린스턴

 

1. 9:30 am 기관 녹음편집 소개: 리치

 

이곳은 뉴저지주 플린스턴에 있는 RFB&D 지사로 이곳 이외에 중앙 기관도 별도로 있음으며, 방문하신 여러분들을 모두 환영한다.

 

2. 9:40 am 녹음 과정 및 편집 안내: 리치

이곳은 유아부터 대학원까지 모든 도서를 녹음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녹음 도서관이라고 할 수 있다.

녹음할 도서를 제공받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가 있으며,하나는 이곳의 시각장애 회원들로부터 녹음을 필요로 하는 도서를 신청받아 녹음하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본 기관 내에서 운영하고 있는 도서 선정 연구 모임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되는 도서들을 조사하여 녹음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여러분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분야의 책들을 녹음하고 있는데, 수학, 천문학, 물리학, 외국어 등 대부분의 전문도서들을 모두 녹음하고 있다.

도서를 녹음할 때에는 한 번에 도서 전체를 녹음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장별로 나누어 따로 녹음을 하여 제공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오랫동안 기다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RFB&D는 전국적으로 20개의 지사가 있으며, 이곳 지사의 스튜디오에만 약 4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

도서를 낭독하는 이들은 모두 그 분야의 전문가로서 법학 관련 도서는 법률가, 과학 도서는 과학자, 물리학은 물리학자가 읽도록 함으로써 도서 내의 모든 내용이 원만하게 설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도서를 녹음하기 전에는 먼저 내용을 여러 파트로 나누고 장, 절별로 분류하여 시각장애인들이 쉽게 원하는 도서 본문을 찾아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

도서를 녹음할 때에는 단순히 순차적으로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짜여진 낭독 지침에 따라 녹음을 하도록 하고 있으며, 도서의 각 페이지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낭독해야 하는지에 대해 펜으로 모두 표시를 해둔다. 즉, 이 도서를 읽는 독자들이 모두 보이지 않는다고 가정을 하고 도서의 내용 중의 도표, 그림 등을 보지 않고도 원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한다(펜으로 종이 위에 표시를 해두었음).

 

Q: 이러한 묵자책에 낭독을 위한 표시는 누가 하는가?

A: 이곳에서 규정에 익숙한 직원들이 표시를 하며, 각 책마다 사전에 해당 책이 어떻게 읽혀져야 하는지 낭독 지침 자료를 첨부해 둠

 

도서를 읽을 때에는 방대한 양의 책을 한 사람이 모두 읽기어렵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나누어서 읽기도 하며, 그러한 경우에도 하나의 도서 전체가 동일한 규정에 따라 일관성있게 낭독되도록 주의를 기울여 녹음을 한다.

 

(안내자가 우리들에게 700여쪽의 두꺼운 도서를 보여주며)

 

이러한 도서의 낭독을 위해서는 보통 약 20명의 낭독자가 도서를 읽게 된다.

 

Q: 시각장애 개인이 도서 제작을 신청할 경우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가?

A: 도서의 두께와 종류에 따라 다르나 이와 같은 700여쪽의 도서의 경우 약 2~3개월이 소요됨

 

자원봉사자들이 RFB&D를 방문하게 되면 제일 먼저 이곳의 한쪽 벽의 있는 칠판을 보게 되며, 그 곳을 통해 그 날의 기록된 일정을 확인하게 된다.

이곳에는 총 14개의 녹음 부스가 있어 자원봉사자들은 오늘 자신이 어느 곳에서 녹음을 하게 되는지 등의 일정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칠판에는 자신이 녹음할 책의 번호와 제목 등이 나타나 있어 편리하게 찾을 수 있다.

이처럼 RFB&D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이 가급적 최대한 만족스럽게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읽고 싶어 하고 가장 잘 읽을 수 있는 책을 읽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일단 이곳에 방문하게 되면 특정 도서에 대해 선호도를 밝히게 되는데, 가급적 계속하여 동일 분야의 책을 읽도록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이곳에서 대부분 혼자서 지정된 녹음 부스에 들어가 도서를 읽게 되며, 녹음 중에는 직접 해당 녹음 기기를 조작하고 오자를 편집하는 등의 일을 수행한다(이곳에서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녹음 편집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함).

이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은 녹음 이외에 다른 일들도 하고 있는데, 녹음이 완료된 책들에 대해서 질적으로 적합한지 평가를 하는데, 녹음된 내용이 모두 정확한지, 그림이나 도표 등에 대한 설명이 모두 이해가 가능하도록 잘 되었는지 또는 책 낭독시 지켜야 할 규정들이 잘 지켜졌는지 등에 대해 평가를 한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이러한 오류들에 대해 편집 및 교정하는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도서가 모든 독자들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완성될 경우 그것을 RFB&D 중앙 본부로 보내게 되는데, 이러한 업무 모두가 디지털화되어 빠르게 이루어지는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책이 완성됨과 동시에 해당 도서가 신속하게 독자들에게 전달되게 된다.

 

Q: 자원봉사자가 되기 위해 목소리를 평가하는 기준이 있는가?

A: 좋은 목소리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으며, 책을 얼마나 잘 읽을 수 있고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가 중요함 무엇보다 가급적 각 분야에 대한 전문가를 영입하여 녹음을 하도록 하기 위해 모집을 함

 

자원봉사자를 모집한 후에는 이들에 대한 훈련을 하게 되는데, 도서를 읽기 전에 일반 사람들이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지 엄격한 보이스 테스트를 함

본인(리치) 역시 처음에는 이곳의 자원봉사자로 방문하여 업무를 시작하였으며, 처음 자신이 수학 분야를 잘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대학 시험 문제를 녹음하려 했을 때 어떻게 녹음해야 하는지를 몰라 당황해했으며, 긴장으로 두 번이나 이곳의 보이스 테스트에서 떨어진 경험이 있다.

Q: 예술이나 미술 등의 도서도 취급하는가?

A: 당연히 하고 있으며, 현재 로마와 그리스 미술에 대한 녹음을 막 끝낸 상황임 심지어 음악하는 전문가를 초빙하여 음악 관련 도서를 읽을 때 직접 음악을 연주하도록까지 하고 있음

Q: 피카소 그림과 같은 회화 등의 내용을 설명할 때에는 어떻게 하게 되는가?

A: 예술 관련 도서를 녹음할 경우 대부분 낭독자가 그것을 별도로 설명하는 것보다 책 자체의 내용이 그 그림에 대해 더 잘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음

Q: 이료나 해부 등 인체 관련 도서는 어떻게 녹음하는가?

A: 그러한 도서라면 대체로 전문 의사가 읽게 될 것이며, 도서의 내용이 잘 설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더 필요할 경우 해당 의사가 설명을 추가하게 될 것임

Q: 한국에서는 이러한 도서들의 녹음이 각자 도서관마다 중복되어 녹음하는 경우도 있는데 미국 RFB&D는 어떠한가?

A: RFB&D 중앙본부에 이러한 도서관 서비스를 하는 부서가 있는데, 도서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중복 제작 등의 문제가 없도록 하고 있으며, 이곳 뉴저지주 지역 내에 홍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것들을 잘 알 수 있도록 하고 있음

Q: 한국어 녹음 자료도 만드는가?

A: 아직은 없으나 검토해 보겠음(웃음)

 

(녹음실 부스 쪽으로 이동하며)

 

이곳에는 총 14개의 녹음 부스가 있으며, 각 부스마다 컴퓨터와 마이크, 독서대, 해드폰 등 녹음에 필요한 모든 것들이 구비되어 있다.

원래는 이렇지 않았으나 녹음하는 사람들이 부스의 문이 잠길까봐 걱정이 많아 각 녹음 부스에는 잠금 장치가 없다(웃음).

 

(리치가 중학교 과학 교과 지진 단원에 대한 녹음 내용 중 도표 읽기 부분에 대해 시연을 하고 있다.)

 

듣고 있는 것처럼 녹음할 때에는 현재 각 페이지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도표의 전체적인 구조와 틀을 읽은 후에 해당 내용을 빠짐없이 모두 읽고 있다.

Q: 400여명의 자원봉사가 충분한가?

A: 중간 결원이 생기므로 지속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특히 각 분야 전문가를 모집하는데, 특히 이 곳 뉴저지주 주위의 프린스톤 대학 등 대학교가 많아 전문가 유치에 노력함

 

 

3. 10:50 am 도서관 서비스 조직 소개: 펜 존슨

 

본인은 이곳에서 어떠한 도서를 녹음해야 하는지를 선별하며, 전체 녹음도서의 약 90%를 자신들이 선정하여 각 스튜디오에 녹음하도록 보내는 일을 담당하고 있다.

RFB&D에서는 대체로 시각장애인들이 희망하는 도서 의뢰를 통해 녹음을 하기도 하지만 그와 별도로 이미 이곳에서는 어떤 도서들이 시각장애인이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지를 사전에 조사하여 선별하는 일을 한다.

도서를 선정할 때에는 유아에서부터 대학원까지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선정해야 할 도서의 종류가 매우 많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도서의 경우 각 주마다 교재가 달라 요구하는 특정 도서들이 있는데, 도서의 양이나 종류가 비교적 적어 찾기가 쉬운 편이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의 도서의 경우 각 주별 교육 당국과 접촉하여 어떠한 출판사의 어떤 책들이 그 지역 학교나 학군에서 사용되는지를 조사하여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서 정보를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의 경우는 취급하는 도서의 양이나 출판사가 너무 다양하여 작업이 힘든 상황이며, 이 경우 각 대학의 구내서점에서 어떠한 책들이 가장 많이 팔렸는지를 조사하여 그러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도서를 선정하고 있다.

대학 안에서도 1~2학년의 경우 주로 필수 과목이 많아 3~4학년에 비해서는 그나마 종류가 적으나 3~4학년의 경우 수학, 과학 등 여러 분야의 내용이 섞인 전문 도서가 많아 녹음 제작에 어려움이 있다.

다음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선정된 도서들 가운데 어떤 도서를 먼저 녹음하는지에 대한 우선 순위를 정해야 하는데, 그러한 순위 결정에 있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하여 현재 노력중에 있다.

우리의 최종 목표는 독자들이 원하는 도서를 제 시간에 맞춰 제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우리 부서에서는 녹음이 완료된 도서들에 대해 독자들이 원하는 도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목록화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바우커라는 시스템을 사용하였으나, 현재는 publisher metadata라는 시스템으로 전환하여 보다 쉽게 도서목록을 제작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곳에서 referrence department라는 부서가 있어 필요한 도서들을 찾아주는 일을 하였으나, 현재는 communication department라는 일종의 홍보 부서를 두어 이 기관과 도서에 대한 홍보를 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인터넷 웹사이트에 음성으로 녹음된 도서목록을 등록시켜 두었으며, 다양한 카테고리를 지정하여 쉽게 원하는 분야의 도서를 찾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목록 가운데에는 교과서 뿐 아니라 그 외의 다른 도서들까지 목록에 넣어 어린이나 학생들도 손쉽게 도서를 찾을 수 있다. 온라인에서 책을 찾을 때에는 키워드(주제어) 등을 통해 책을 찾을 수 있다.

그 밖에 인터넷 조작을 못하거나 나이가 든 노령인들을 위해서 필요한 도서들을 직접 찾아주기도 하는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본인이 맡은 또다른 업무 중 하나는 저작권에 대한 것으로 1996년 이전까지만 해도 도서를 녹음하기 위해서는 해당 도서의 저자에게 녹음 여부에 대한 허가서에 사인을 받아야만 녹음이 가능했다.

1996년 이전부터 이곳 RFB&D와 국회도서관(NLS) 등에서 운동을 벌여 의미있는 저작권법 개정을 이끌어내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96년에 법이 개정되어 현재는 어떠한 도서라도 녹음을 하여 장애인들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 경우에는 미국내 저작권법에서 규정한 조항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이 법의 규정을 보면 해당 도서를 녹음할 기관들은 반드시 정부나 비영리단체 등 사전에 공인된 기관들이어야 하며, 특히 해당 도서를 녹음하여 장애인과 읽기장애인들에게 보급할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하는 기관들만이 도서 제작을 할 수 있다.

이곳에서 녹음된 도서들은 아무에게나 제공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문서로서 이 사람은 도서를 읽는 데에 문제가 있다라고 공인된 자와 같이 아주 특별한 종류의 사람들에게만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이러한 도서를 대여받기 위해서는 먼저 도서를 읽고자 하는 자가 도서를 읽는 데에 문제가 있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서류를 RFB&D에 제출해야만 독자로 등록이 가능하다.

이곳에서는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도서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하여 drm(digital right management)을 도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도서를 제작하는 출판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여 그들로부터 어떠한 도서가 가장 많이 판매되는지에 대한 자료를 제공받아 해당 도서들을 선정 및 녹음을 하며, 선정된 도서의 경우 해당 출판사로부터 묵자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

현재 미국내 출판사들이 도서를 디지털로 제작하고 있어 디지털화된 파일을 받아오고 있는데, 이러한 파일 제공 업무를 확대하려 하고 있으며, 차후 아이패드 등을 활용한 디지털화된 독서 분야가 강화될 것으로 판단한다.

 

Q: 도서 읽기를 위한 증명서 제출에는 나이가 들어 눈이 잘 안보이는 사람들도 해당되는가?

A: 여기에서는 시각장애인 뿐만 아니라 읽기에 장애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해당됨 이곳에서는 교과서나 교재들이 많아 노인들은 비교적 적으나 그러한 사람들을 위한 교양도서들도 있음 그 밖에 손이 없거나 책을 들기 곤란한 사람들도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소리에 민감한 학습장애들도 사용함 이곳에서 가장 많은 회원들이 바로 학습장애(읽기장애)인들임

* 본 자료는 2011년 1월 17일부터 27일까지 정인욱 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맹학교 교사 미국 East coast tour and training 과정에서 이루어진 견학 및 토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