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가 발달하면서 장애인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를 넓혀준다는 의도로 각종 차별을 금지하는 여러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다.
참여의 기회를 더 확대하기 위해서 특례제도까지 도입되었다.
차별과 특례의 차이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손해가 되는 차별은 차별이고, 이득이되는 차별은 특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차별 철폐를 외치면서 동등한 사회참여의 기회를 원할뿐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복지 만능주의가 힘을 얻으면서 동등한 기회를 넘어 '특별한 기회'를 얻어 내기에 이르렀다.
특례 입학과 특례 임용이 대표적인 제도인데, 우리 사회에서 이 둘은 일생의 순항 여부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대사이어서 이 제도를 평가 절하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특례가 생기면서 특례 적용을 굳이 받을 필요가없는 이들이 장애인이 되어 대입과 임용에 나서기에 이르렀다.
특례가 장애인을 별안간 양산해 낸것이다.
특례는 특례를 낳는다는 점이 또한 더욱 부정적인 면이다. 특례 입학은 입학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특례 입학생들은 학업 평가에 있어서도 특례 학생으로 대우받기도한다. 대학들은 수강 인원이 일정 수 이상이면 상대 평가를 해야하지만 특례생들은 예외로 적용되는 사례가 많다. 이는 결국 그 특례생의 성취도가 다른 일반생들에 비해서 좋은지 나쁜지 비교해 볼수도 없고, 그 이전에 아-예 비교의 필요 혹은 가치가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떳떳한 사회 성원으로 살자면, 그리고 당당한 자아 의식을 가지고 살자면, 남들에게 공평과 정정당당을 요구하자면, 우리 스스로 그렇게 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특례와 차별적 우대로 살아가게 되면 평생 특례를 기대하고 그것에 안주하며, 그래서 의무는 게을리하고 권리만 주장하고 고집하는 삶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력은 장애 유무를 떠나 실력 그 자체이다. 지금처럼 공부하기 좋은 환경에서도 경쟁에 밀린다면 깨끗하게 승복하는 편이 더 멋진 인성이다.
좁은땅에 많은 사람이 사는 한국에서는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고 모든 개인적인 어려움을 딛고 이겨내야 우뚝 설수있다.
틱례로 언제나 깍두기 대접을 받는다면, 장애인은 역시 경쟁 대상이 아닌 특례 인으로 인식되고 말것이다.
특례를 사회 경험의 장치로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것이 장애인의 인식에는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수도 있다.
입학도 특례, 평가도 특례, 이런 특례 친구를 본 비장애인 학생들이 두고두고 장애인은 특례 인생이라는 생각을 지울수 있을가 말이다.
이러한 논쟁이 장애인의 권익을 저해 한다고 분노할 필요는 전혀 없다. 이 정도의 언급에 특례제도가 우왕좌왕할 리도 없거니와 복지 서비스는 좀처럼 되돌려지지도 않는다.
그저 우리 스스로 우리 자신의 문제를 짚어 내므로써 건강한 자아 상과 당당한 사회적 위치의 확립을 위한 작은 기폭제로 삼을뿐이다.
특례로 살아가면서 장애 성인들은 장애 아동들에게 뭐라고 말할것인가? 열심히 공부해서 떳떳이 일반인들과 경쟁해서 성공하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걱정할것 없다 특례가 언제나 준비되어 있다 말할것인가?
실제로 어렵게 공부하여 대학에 가고 교사가 된 이들의 말을 빌리자면 맹학교의 생활 환경과 교육 여건, 사회의 관심과 지원은 그 당시와 비교도할 수없게 좋아졌지만 아이들은 전처럼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는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과, 도전정신, 경쟁 의지 모두가 결여된 상태임을 반증하는 것이다.
잘못된 복지가 어린시절부터 기대고 의존하는 타성에 젖게 만든 결과물이다.
과거 맹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려웠던 시절엔 맹학교에 교과서도 없었고 인문교육 과정도 없었다.
부모는 무식 했고 교사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무관심 혹은 비협조 적이었다. 그때 맹학생들이 외친것은 그저 대학에서 입학시험 거부만 하지말아 달라는 것이었다.
특례로 대학에 재학한 학생들중 일부는 부모가 강의실에 같이 가서 판서는 물론 심지어는 학위 논문까지 대신하여 작성해 준다는 소문이 돌고있다.
어찌 보면 학위의 절반은 부모가 받을 노릇이다.
대학에 가면서 사람들은 성인이 된다.
그렇다면 공부며 취업이며 결혼이며 자신의 힘으로 해낼 생각을 해야 옳다. 그런 것을 늘 나라에서 해달라, 사회가 해달라, 가족이 해달라 한다면 영원히 몸집 큰 어린이로 사는 셈이 아닌가?
대학에서 어려움도 경험하고 치열한 경쟁에 무너저 보기도하고, 때로는 따돌림을 받기도 하는 쓴 맛도 보면서 지내야 단단하고 의연한 일반 사회인이 될 것이다.
그보다는 온실에서 자란 꽃 같은 특례 사회인이 되고 싶을가? 만약에 그렇다면 우리의 복지와 교육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횐 것임에 틀림없다.
'3월15일자 점자새소식 사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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