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을 하고나면 귀에서 이명이 한동안 울린다.
조준사격을 위하여 뺨을 개머리판에 대고 방아쇠를 당기니 귀가 자연 엄청난 소음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한참이 지나야 비로서 제대된 소리를 들을수 있다.
하지만 소총소리도 수류탄 터지는 소리에 비하면 새발의 피고 수류탄도 폭탄에 비하면 또 다른 새발의 피일뿐이다.
실제로 크레모아 위력시범을 보면 전방에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다.
펑하는 소리와 함께 날아간다는 표현말고 다른것이 생각나지를 않는다.
크레모아 후방 역시 엄청난 먼지와 후폭풍이 따르므로 격발기를 누르고 몸을 숨겨야 한다.
실탄 벡여발과 수류탄 한발과 미리 설치되어 있는 크레모아를 누를수 있는 격발기...
이것이 휴전선에서 사병이 사용할수 있는 무기의 전부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러한 무기를 사용할 기회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실제 난 이 문제와 함께 1년을 꼬박 지냈다.
휴전선에 근무하면서도 훈련상황이 벌어지면 간단한 이동을 한다.
그런데 상황이란것이 무엇인가하면 잠깐 이동하였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왜냐하면 휴전선근무자는 이미 전력외판정을 받기 때문이다.
쉽게말하면 전쟁이 일어나면 이미 죽었다고 본다는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군의 작전에는 이들의 몫이 없다.
휴전선을 지키는 사단은 장거리행군을 하지 않는다.
왜냐면 이들의 역활도 전쟁발발 24시간이면 끝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엔 예비사단에서 알아서 한다.
이런 작전을 대한민국의 남자는 50년이상 대를 이어 경험하는 중이다.
그래서 돈도 빽도 없는 놈들만 모인다는 자조섞인 노래가 회식자리에서 불려도 금지곡이 되거나 단절되지 않는 모양이다.
장교교육을 받는 교육생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훈련이 가만히 서 있는 철책근무라는 고백은 또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실탄과 수류탄과 크레모아만 쥐고 철책을 지킨다는 그들.
거의 개그수준의 전략에 치를 떨어야했다.
한국전쟁때인지 월남전때인지 제작된 폭탄을 막대기에 묶어
적의 탱크로 돌진하라는 명령을 받아야 하는 청춘은 서글프다.
대체 이나라가 나를 어찌 생각하는것인지 아연해질 뿐이다.
그 작전을 비장하게 설명하지 못하면 엄청난 폭력이 행사된다는것도 또다른 비극중 희극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 임무는 짬밥이 늘어나면 다른 병사에게로 넘어가고 다른 명령을 숙지하는 중고참 병이 된다.
변하지않는것은 여전한 소모품이란 사실.
우스개소리로 소총이 없어지면 각종보고서와 관련부대가 수십개에 이르지만, 사병이 죽으면 딱 한장의 보고서로 끝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정말 전쟁이 무엇인지 경험한 적은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갖고 있는 묵;ㅣ가 얼마나 폭력적이고 위협적인가는 알고있다.
앞서도 잠시 말하였지만 전쟁발발과 동시에 내생사는 그 어디에서도 의미를 갖지 못한다.
딱 한곳 우리 집에서나 통곡할 뿐이다.
이나라 집권층과 있다는 사람들의 집안에 그렇게도 군기피자나 면제자가 많은지 능히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그렇게 밤새워 근무하면 라면하나를 끓여 먹을수 있다.
이 라면한봉이 대한민국사병이 생명수당으로 받는것의 전부라는 사실이지금은 변했을까!!
밝혀지지 않은 미확인 유언비어가 정말 많이 떠돌았다.
군복만 입으면 담배는 하루10개피를 준다.
우유는 물에 타 한팩을 준다.
빵은 입대전에는 전혀 알지도 못하던 회사의 빵으로 하나씩이 지급된다.
얼만큼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군복을 입으면 알수가 없다.
그저 자라면 자고 먹으라면 먹고 쏘라면 쏘고 기라면 길뿐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뭔가 변해야하지 않은가?
정말 이것말고 다른 길은 없는가!!!
총소리가 나면 두려워하고 분노하고 미워한다.
어디냐를 가리지 않고 똑같이 벌어지는 일이다.
하나의 사실에 양쪽 모두가 분노와 두려움과 공포와 긴장과 적대감을 가진다.
그 세월이 장장 60년이다.
쏴라 쏴라 외치지만 정말 아무도 쏠것을 염두에 두지않는다.
정말 쏘고 날리고 던져대고 누를것인지 곰곰히 생각 하시기 바란다.
60년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무기가 이 땅에 있다.
북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남에도 있다.
땅에만 있는것이 아니고 바다에도 하늘에도 있다.
이 땅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건강하다는 이유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이유로 남자라는 이유로 군대를 가야한다.
그런 남자와 함께 같은 공간과 같은 시간에서 산다는 이유로 이 땅의 젊은 여성은 치마끈을 내려야한다.
얼마나 더 많은 비극을 보고픈가!!!
얼마나 더 많은 피가 흘러야 총을 내리고 평화를 지키려 할 것인가!!!
서해끝에서 동해끝까지 밤마다 산골짜기를따라 강길을따라 훤하게 불을 밝히고 그 불빛에서 눈을 비비며 우리의 아들들이 북쪽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 북쪽에는 철망과 갈대와 바람과 노래소리만 있다.
양쪽 모두가 그렇게 만들어놓은 공간에 인간의 발길이 미치지 않는 그곳에 짐승들이 꽃들이 곤충들이 있다.
인간의 손과 발이 닿지 않는 섬아닌 섬으로 국제사회에서도 거의 유일한 지역으로 그렇게 존재한다.
이 엄청난 역설앞에 우리는 절망한다.
서로를 죽이려 만든 장소가 생명이 보존되는 장소로 변해버린 이 역설앞에서 우리 모두는 죄인이다.
분노는 적을 향하지만 나를 향하기도 한다.
평화가 사랑이 있어야하는 이유다.
적이 들고있는 총이 나에게서 총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라면 내 총역시 누군가에게 총을 내려놓지 못하는 이유가 됨을 알아야한다.
그게 살방법이다.
지금의 분노를 또다른 분노로 태워버리면 다시 분노가 상대에게로 넘어간다.
이 역사가 자그만치 60년이다.
끝낼 때도 되지 않았는가!!
언제까지 세계무기시장의 최대 봉역활을 하며 피땀흘린 돈을 무기상의 아가리에 처넣을 것인가!!
언제까지 군면제가 가장 값진 선물이란 운동선수의인터뷰를 들어야하는가
언제까지 이 땅의 청춘남녀를 입영전야에 여관방으로 보낼것인가!!
언제까지 코리아 디스카운트때문에 장사못하겠어요 소리를 들을것인가!!
지겨우면 이제 해결책을 모색해야한다.
믿지않으면 답은 없다.
믿을 만한 상황에서 믿을만한 사람과는 누구든 믿으며 살수 있다.
그것은 개나 소나 게나 고동이나 다 할수 있는 일이다.
정치란 그렇게 하지 못할 상황에서 그런 상황을 만들어내는 예술이고 철학이며 수단이다.
이 주장말고 또하나의 주장이 있으니 그것은 때려잡자는 주장이다.
전쟁을 정말 할것인지 생각하고 말해야한다.
정말 미사일 날아다니고 총알이 날아다니며 군인들이 모든 상황을 지배하는
그런 세상을 겪을것인지 고민해야한다.
우리나라가 잘사니까 우리 군대가 막강하니까
미국이 도와주니까 하는 소리는 이제 그만..
왜냐면 전쟁은 모두에게 피폐함을 줄 뿐이다.
컴퓨터게임처럼 한 판지고나면 다시 리셋버튼으로 새 판으 짤수 없다.
우리나라 전쟁은 최소한 4개국이 벌이는 전쟁이 될것은 자명하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모든 생산시설이 타격목표물이 된다.
이겨도 이긴 전쟁이 될수 없다.
삼성전자공장이 폭탄에 맞아 없어지면 누가 가장 좋아할까?
중국 일본의 컴퓨터회사일게다.
삼성이 그런회사 지분을 갖고있다면 삼성이란 법인도 그리 큰 피해는 없을지 모른다.
그럼 삼성앞에서 장사는 분식집 사장만 죽어난다는 이야기가 되는것이다.
삼성앞에서 택시운전하는 당신의 조카만 죽어난다는 이야기다.
거기다 전쟁에 이겼다고 해도 그 많은 전쟁장애인과,
전쟁미망인과 전쟁고아를 어 찌할것인가?
다시 53년으로 돌아가 재건하고 싸우고 건설할것인지 고민해야한다.
한강의 기적과 포항제철건설과 중동바람과 월남특수는 또 일어날것인지 생각해야한다.
일본에서 배상이 또 일어날지 미국원조는 또 주어질지도 생각해야한다.
53년7월과는 그 무엇도 같지않다.
한가지 같은 것이라면 있는 놈은 여전히 있는 세상이 될거란 사실하나다.
없는 놈은 더 어려워질것이고 아무도 돌보지 않는 그런 세상이 될거란 사실은 분명하다.
그 때는 냉전중이라 원조가 있었다지만 지금은 대체 누가 이 땅에
관심을 가질것인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세계권력은 미국손아귀에 있고 중국이 고개를 빳빳이 드는 형세다.
그리고 오로지 돈이 모든것을 좌우하고 많은것을 지배하느 세상이다.
전쟁운운하면 할수록 가장 이득을 보는 세력은 따로 존재한다.
북한만 그런 게 아니다.
이땅의 역사도 그런 전쟁상황을 즐겼던 세력이 분명 존재함을 보여준다.
필요하면 던져주고 던져주면 알아서 되받아치고...
그런 세월속에서 죽어나가는 것은 없는 사람들 뿐이다.
국방비가 오르면 복지예산은 어찌 될지를 생각해 보라.
북한대비해야한다고 신무기 개발한다고 주장하면 대체 무슨 논리로 막을 것인가?
복지예산 늘리는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주장과 그런 주장하는 놈은 빨갱이란 소리가 높아지면 정말 게임오버다.
그게 지금 장애인인 우리앞에 놓여있는 현실이다.
총을 내리고 평화의 꽃을 피우는 그런 손을 기대하는 오늘이다.
-넓은마을에서 강성호
'두레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누구입니까? (0) | 2011.01.08 |
---|---|
넌 탱크사서 군대가니 난 맨몸으로 가는 데 (0) | 2010.12.04 |
나를 지켜주는 인권 당신을 지켜주는 인권 (0) | 2010.06.30 |
화학적 거세 (0) | 2010.06.30 |
가스통세상에서 장애인의 살길은 (0) | 2010.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