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이해

한국 시각장애인의 역사, 책으로 나온다

tosoony 2009. 9. 15. 00:56

  점자가 있다는 말을 듣고 양철조각과 나무 조각으로 자기만의 점자를 개발해 목사의 설교를 찍어 갖고 다녔다는 대구 황품오라는 시각장애인을 아는가?

  일제시대 제생원 맹아부에서 학생들 간의 이성문제가 발생해 한 동안 여학생을 입학시키지 않았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한국 시각장애인의 역사(저자 임안수)’를 책으로 펴낸다.

  이 책에서 한국 역사 속에서 비주류로 살아온 시각장애인들의 숨겨진 삶이 구체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한국 시각장애인의 역사’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의 전체 역사를 정리한 책이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에 따라 임안수 박사가 지난 5년간 증언을 체록하고 문헌자료를 수집한 결과 이번에 완성되었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맹인의 생활과 복지, 2부에서는 조선시대 맹인의 직업인 점복업과 음악, 3부에서는 조선시대의 실명한 왕들과 관리, 중도 실명한 맹인들과 형사 사건과 관련된 맹인들, 4부와 5부에서는 현대의 시각장애인의 교육과 재활에 관한 것들을 담아냈다.

  이 책에서 임 박사는 1894년으로 알려진 시각장애인 특수교육의 기원연도를 1898년으로 바로 잡았다.

  이번 저술과 관련하여 임 박사에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시각장애인계의 떠도는 이야기들을 구체적인 문헌자료를 통해 사실로 증명하는 일.

  일례로 대한맹인역리학회에는 효종에게 맹인이 된 계산대군이라는 둘째 왕자가 있었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어느 곳에도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사실여부는 알아낼 수가 없었다.

  임 박사는 “세계 어느 나라도 시각장애인의 역사를 책으로 이 만큼 다룬 나라가 없다”며 “이 책은 구전으로 내려오거나 기록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던 맹인들의 살아움직이는 역사를 총정리한 데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브레일타임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