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신호기 개선 건의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유도기 개선 의견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 및 유도기와 관련하여 최근 실제 이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 뿐 아니라 일반 매스컴에서도 연일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문제를 중재하고 처리하는 과정과 의견 수렴 등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본인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수년전부터 이러한 문제점과 관련하여 지역 경찰청, 전국의 음향 유도기 개발 업체 등에 직접 문의하여 문제의 원인과 개선 의견 등을 개진해온 바 나름대로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방안을 보내드리오니 참고하여 본다 내실있는 기기 개발과 운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1. 현 음향 신호기 시스템의 총체적인 문제 

  아시는 바처럼 현재 음향 유도기의 경우는 '휴먼케어' 등 일부 업체에서 기기 표준화를 거쳐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실제로 음향 유도기의 경우 별다른 민원이 없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음향 신호기의 경우 표준화가 확정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몇몇 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의해 실제로 제품이 보급되어 시내의 신호등에 추가 가설되는 형편이며, 이러다 보니 잦은 고장과 수리 등에서 원활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표준화가 곧 '무고장'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기기에 대해 안정적인 운용을 기대하는것은 불가능하기에 시급한 표준화 추진이 필요합니다.

  그와 함께 현재 '인증'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업체가 표준화의 대안으로 우선 보급이 되는 것으로 압니다만 이 역시 제가 사는 지역에 가설된 제품을 볼 때 다른 제품보다 리모콘 전파의 수신 감도와 음질 등에서 극히 떨어지는 실망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밖에도 지역 경찰청의 실제 제품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대한 조달청 입찰 체계 등도 질높은 제품 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으며, 현장 가설에만 신경쓰지 현장 감독은 도외시하는 현 시스템도 시정되어야 합니다.

   2. 문제점 및 개선 의견

  1) 전파법과 표준화 문제

  몇 년전 음향신호기기에 대한 기준을 전파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이는 초보적인 수준으로 난립했던 기준을 정리했을 뿐 음향 신호기기 자체에 대한 표준화는 되지 않은 상태로 여전히 업체들은 신뢰할 수 없는 하드웨어 구성으로 조잡한 물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러한 비표준화에 대한 사회의 비난을 해결하기 위해 현재 지역 경찰청에서는 인증이라는 과정을거친 특정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이 역시 형식적인 면피성 행정으로 제가 확인한 바로는 인증된 제품 역시 질이 함량미달인 것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현재 음향 신호기에 대한 민원 중 대부분이 고장과 오작동이라는 점을 볼 때 그 해결의 첫 시작은 신뢰성있는 기기 표준화부터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며, 이 점에서 주관 교섭단체인 현 연합회의 보다 많은 책임과 분발이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현실을 무시한 제품 가격 체계

  실제 물품을개발하는 일부 업체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기기 개발에 대한 기술이나 능력은 모두 갖추고 있으나 경찰청이나 조달청 등에서는 비현실적으로 낮은 가격대 가령, 20~30만원 대를 요구하고 있어 도저히 수지 타산이 맞지 않아 개발을 포기하고 있다고 하며, 실제

가격은 70~80만원 정도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정 업체의 주장만을 모두 받아들일 수는 없다 해도 가격 문제로 많은 업체들이 개발이나 납품을 포기한다면 이 역시 시정되어야 하는 부분으로 안정된 가격대로 질높은 물품이 개발될 수 있도록 연합회가 업체와 정부 당국 사이에서 이끌어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업체 담합에 대한 감시 체계 부재 문제

  위에서 제시한 업체와 가격 문제 등과 별도로 현행 음향 신호기는 극소수 도로에만 설치된 본보기용으로 쓸모가 없다는 선입견 등으로 인해 대다수 시각장애인의 관심사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또한 관심을 갖고 감시해야 할 시각장애 단체의 역량도 미미한 상태로 이 틈바구니속에서 음향 신호기는 눈먼 돈에 주인없이 아무도 관심없는 형식적인 쇳덩이로 지금 이 순간에도 가설되고 있습니다.  

  실제 일부 업체의 말을 빌리면 자기네 몇몇 업체들끼리의 모정의 담합이나 묵인 등으로 인해 더욱 더 질낮은 물품 납품이 방조되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이러한 현실에 대해 책임질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4) 리모콘 보급 문제

  최근까지 몇 차례에 걸쳐 서울의 시각장애인들에게 음향 신호등용 리모콘이 무상으로 보급된 것으로 알며, 일부 지방의 경우 구청별로 재활기기 예산을 통해 저소득층 재가장애인에게도 리모콘이 보급된 사례도 있습니다.

  그러나 초기 리모콘은 전파 규격이 맞지 않아 사용 자체가 안되는 실정이며, 최근 보급된 리모콘도 극히 일부만 무상 보급되었을 뿐 어디서 얼마를 주고 살 수 있는지조차 안내나 시스템이 마련되어있지 않는 실정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현행 보급된 음향 신호등들이 리모콘으로도 동작이 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우리 시각장애인들에게 홍보를 해야 할 책임이 있는 곳에서 이를 태만히했다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역시 이를 제작년 우연히 알았으며, 한동안 서울의 귀 기관을 포함해 지역의 경찰청, 시각장애 복지관 등 수십 차례 전화를 통화하는 동안에도 아무도 정확한 업체나 구입 절차를 명확히 이야기해주지 않았습니다.

  또한 과거 전파가 맞지 않아 폐물이 된 리모콘의 경우 현재  리모콘 판매를 대행하는 일부 업체에서 무상으로 새 제품으로 교환해주고 있는 사실을 귀 기관에서는 알고 계신지 또 그렇다면 전체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를 전달해 주셨는지도 궁금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귀 기관의 부족함을 질책하려는 것은 아니며, 다만 음향 신호등 체제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우리 내부에서 이러한 작음 부분에서부터 최선을 다하는 노력이 있었어야 하지 않나를 지적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5) 음향 신호기 장착 의무화

  현재 음향 신호기는 일반 신호등이 가설된 이후 지역 경찰청 교통 담당자가 가설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에 선별적으로 설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물론 없는 것보다야 낫지만 과연 시각장애인 통행이 이루어지는 신호등이 명백히 따로 있는 것도 아닌 바에는 선별적 가설이 무슨의미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위의 문제들에 대한 해결 이전에 궁극적으로는 앞으로 가설되는 신호등 만이라도 일반 신호등 설치시 음향 신호기도 같이 설치되도록 법으로 의무화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경우 앞에서 제시한 바처럼 저가 소량 납품에 따른 수급의 어려움이나 질낮은 기기에 대한 문제도 자연 해결되리라 봅니다.

  이밖에도 기존에 가설된 신호등들에서도 시각장애인용 음향 신호기가 추가 설치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시각장애인들의 의견을 접수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지역 경찰청에 의견을 전달하여 보다 빠르게 음향신호등이 설치되도록 연합회에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고 판단됩니다.(참고로 2007년 인천, 대전 연합회에서는이에 대한 의견을 전달한 바 있음)

  6) 잘못된 매스컴의 대한 적극 대처 필요

  매년 일부 대중매체와 장애인 신문 등에서는 주인없이 방치된 시내 음향신호등의 고장 문제를 매스컴을 통해 보도하고 있으며, 이 때마다 시각장애인들은 내막도 모른 채 분개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작년에는 시민교통안전협회에서 신규 음향 신호기 가설을 중단하라며 서울시와 건설교통부에 민원을 넣은 사실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나 제 개인적인 의견은 다릅니다. 시각장애인 음향 신호기 표준화와 기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신규 음향 신호등 가설을 중단한다면 당장 이순간 위험천만한 도로를 건너야하는 시각장애인의 안전은 누가 책임을 지겠습니까? 당장 저역시 위의 단체의 민원과 일부 매스컴의 기획성 취재로 인해 제가 사는지역의 음향신호기 가설이 6개월이나 지연된 사실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음향 신호기 관련 문제 제기성 기사 보도에 대해 연합회측 입장이나 개선 방안에 대한 건설적인 심층 취재가 될 수 있도록 연합회에서는 적극적으로 매스컴이나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무책임하게 음향신호기 가설을 중단하라는 요구에 대해서도 그 불합리성이나 위험성을 제기하고 표준화 합의가 되기 전 당분간이더라도 현장의 안전이 보장된 채 시각장애인의 통행권이 확보되는 것이 우선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중심있는 의견을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7) 도로 현실과 시각장애인의 보행 의지 부족 문제

  앞에서의 문제가 현행 제도와 시스템에 관한 것이라면 실제로 음향 신호기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또 하나의 이유는 우리 시각장애인 자신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대다수의 시각장애인들이 보행을 통해 이동을 하기보다는 심부름센터 차량이나 다른 이의 안내 도움을 통해 손쉽게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우리 나라 도로의 난립과 위험한 이동 환경의 문제나 보행훈련 미비 등의 요소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우리 스스로 적극적으로 독립 보행을 하려는 노력과 음향 신호기를 사용해야겠다는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따라서 이 부분도 시각장애인계 내부에서부터 하나의 운동으로 확산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8) 기타

  (1) 음향 신호기가 가설된신호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방안 모색

  도로를 이동하다가 신호등을 만날 때 음향 신호기가 가설된 기기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일일이 신호등 기둥을 더듬어 내려가야 합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기둥 표면에 별도의 돌출 형상(주름) 등을 표시하거나 기둥 바닥 주이에 특정한 점자돌출 블록을 설치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합니다.

  (2) 버튼 위치와 내구성 보강

  실제로 음향 신호기를 확인했다 해도 실제 버튼의 위치를 어느 높이에서 찾아야 정확한지 불분명하며, 대부분 버튼이 약해 눌러지지 않거나 파손되어 있기 일쑤입니다. 이를 터치 방식이나 보다 내구성이 높은 제품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3) 전파의 감도 조절 문제

  현재 음향신호기가 고장났다고 주장하는 기사 중에는 전파의 감도가 특정 신호등이 지나치게 높거나 약해 다른 쪽의 신호등이 먼저 울리는 데서 시작되곤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가 신호등을 가설할 시 연합회나 시각장애 당사자가 동석하여 이를 실제 테스트하고 검증하는 단계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이상에서 장황하게나마 현재 제가 판단하고 있는 음향신호기 체계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적어 보았습니다.

  나름대로 부족합니다만 지지부진하고 헛바퀴만 돌고 있는 현 음향 신호기 문제를 전향적으로 연합회가 주도하여 타개해 나가지 않는 이상 이 문제는 그 어느 누구도 해결해 주지 않고 예산 낭비와 시각장애인의 안전만 위협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할 것입니다.

  혹 불편하게 느끼신 점이 있다면 양해바라며 좋은 결과 얻기를 기대합니다.

대전에서 문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