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퇴장

tosoony 2020. 5. 10. 16:06

오늘 모 방송사의 36년간 방송된 라디오 프로 마지막 방송이 있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 시절, 처음 실명하고 머리맡에 라디오만 두고 지내던 때 저에게 작은 웃음과 즐거움을 주었던 방송이
40년 가까운 시간동안 한결같이 전파를 타다 마침내 오늘 마무리를 했습니다.
어찌 보면 하루가 다르게 명멸하는 무수한 방송 중 하나일 뿐이고 작은 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눈물로 인사를 더한 두 사회자의 멘트에 더해 아련하게 저만의 아쉬움이 맴도는 건 무엇 때문이었을까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어쩌면 36년간 같은 시간 같은 라디오를 틀 때마다 변함없는 두 사람의 목소리를 들으며
실제로 흘러가버린 시간과 젊음 속에서 느껴지는 서운함을 제 스스로 잊으려 했던 건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오늘 이 순간 열심히 살되 항상 퇴장을 준비하며 마음의 정리를 하며 지낸다면
오늘 하루하루가 더 뜻깊지 않을까 고민해 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l45irPz3ZU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상호의나의음악실  (0) 2021.06.18
괜한 걱정  (0) 2021.04.26
안타까움과 미안함  (0) 2019.11.10
혼수  (0) 2019.05.26
갈 길이 멀다  (0) 2019.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