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이해

[퍼옴] ETRI [새로운 통찰을 생각하는 사람들] 새통사 129차 모임(6/22) 후기 !! 중에서

tosoony 2018. 11. 25. 23:00

안녕하십니까,

도래하는 초연결시대의 본질을 통찰하면서,

새로운 디지털혁명에 과감하게 도전하는 기술의 신기축을 탐색하는 새통사입니다.

이번129차 새통사 모임에서는 정말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LI Networks 이충일 대표님과 대전맹학교 교사로 계시는 문성준 선생님과 송비정 선생님을 모시고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따뜻한 기술, 평등의 진정한 의미와 사회통합의 올바른 방향 등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충일 대표님은 연결을 통한 세상의 혁신을 지향하시는 LI Networks라는 회사의 이름에서부터 우리사회의 답답함을 풀기 위해 백방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고 계시는 분이었고, 문성준 선생님은 12살 때부터 시작된 망막분리로 시각을 잃고도 IT를 통한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세상을 변화시켜 온 혁명가이셨습니다. 두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장애를 가지지 못한 장애인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세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이었나를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고, 전문가라고 자만해 왔던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부분을 놓치며 살고 있다는 반성의 시간을 갖게 만들어 주신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조금 역설적인 표현일수 있겠지만, 장애인들은 장애인들이 느끼는 세상의 실제모습을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차별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있어서는 장애인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깨닫는 시간이었습니다.

성숙한 사회야말로 각자의 개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지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여유가 존재할 때 모든 개인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이 묵살되지 않는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침 시나브로 다가오는 초연결의 세상은 자연스럽게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줘야만 하는 롱테일사회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음을 세상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그런 롱테일사회의 속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들의 성숙속도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가파름을 확인하는 것에서 자연스럽게 사회적 약자의 포용이 기업들의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주요사항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노약자를 포함하는 사회적 약자의 비율의 인구의 23%에 육박한다는 것만 보더라도, 지구촌이 고령사회로 치닫고 있는 수많은 데이터의 경고만 보더라도, 더 이상 사회적약자를 산넘어 불구경하듯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산업자본이 국내의 작은 시장을 두고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공공자본이 싹을 틔우고 산업자본을 끌어들이는 국가적 차원의 전략을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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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나도 아내를 위하여 쓰레기를 버려주고 싶다 !“

-문성준 선생님께서, 직접 하신 말이다. IT의 기술들을 다 종합하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저도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제 손으로 좀 버릴 수 있도록 도와주실 수 있지 않느냐고 물어 오신다.

ETRI에는 사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초정밀 내비게이션 기술을 요소기술이 모두 다 갖춰져 있다. 기술의 정밀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골도전화기 기술도 있고, 실내 정밀측위 기술도 있고, 실내 정밀 GPS기술도 있고, 내비게이션기술도 있다. 그러나 이것을 하나의 완성된 솔루션기술로 접근하지 못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이것 또한 PBS제도의 병폐다. 완성된 솔루션을 만드는 프로젝트를 성립시키지 못하면 아무리 단위기술이 널려있더라고 할 수가 없다. 목적이외의 활동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범법행위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기술개발에 대한 적정예산규모의 측정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출연연들이 직접 실용단계까지 연구를 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실용화는 민간의 역할로 정의되어 있기 때문에 실용연구를 직접하기 어렵다.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하긴 하지만, 과감한 귀추적 접근 (abductive approach)을 시도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공공영역의 연구는 Project 기반이 아니라 조직이 책임지고 풀어내야 할 Mission 기반이 최선의 방법이 아닌가 싶다. 이야기가 살짝 다른 길로 들어갔다. ^^*

-문 선생님의 강연을 들으면서, 문 선생님은 우리 IT인들에게 저런 요구를 충분히 하실 수 있는 분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2 , 뜻하지 않은 망막분리증으로 시력을 잃고 난 후 그가 살아내 온 세월은 한편의 감동스토리다. 대한민국의 IT접근성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문 선생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다. 정부가 언젠가는 하게 될 대한민국의 IT복지기술의 자랑하고 싶다면 문 선생님의 삶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전개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IBMXT가 탄생하여, MSDOS의 음성합성기라는 시각장애인 인터페이스를 장착한 XT로 컴퓨터를 익히고 도트프린터를 활용하여 세상과 대화를 하고, PC통신을 만나 사이버 세상과 만나 시샵까지 했던 다양하고 왕성한 커뮤니티 활동과 정보접근과 텍스트 기반의 전자도서 읽기 등이 가능했던 1990년대는 문 선생께서는 장애인도 비장애인들과 아무런 차별이나 장벽없이 교류할 수 있는 사회의 통합을 느끼는 시기였다고 하신다. 동시대에 밥을 새워가면 PC통신과 인터넷을 하면 놀았던 사람들은 문 선생의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떡여지리라 싶다. 밤만 되면 전화통화가 안되고 한달에 전화요금이 15만원씩 나와서 혼난 던 기억들이 새록새록하다.

-그러다, 1995년에 출시된 Windows는 문 선생에게 또다시 인터넷의 세상에서 마저도 암흑의 세상을 경험하기에 충분했다. GUI에 대한 시각장애인용 인터페이스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장애인들에겐 너무나 신기하고 편리함을 주는 마우스가 문 선생같은 시각장애인들에겐 지옥이나 마찬가지였다는 생각을 한번도 해보지 못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시스템 구조 설계를 하면서 장애인을 위한 고려를 한번도 해보지 않았음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참으로 부끄러운 시간들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지금 이시각부터 미처 깨닫지 못하고 인지하지 못했던 세상이 머리 속에 들어온다. 이것 자체만으로도 문 선생님께 엄청난 선물을 받은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Windows98, Windows XP가 나오면서 Screen Reader가 출시되고 2000년에는 점자정보단말기-점자인터페이스를 가진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다시한번 통합의 시대를 맛보시게 되었단다. 2003년도에는 대전맹학교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web bbs도 만들고 소리도서관(누리샘)도 만들고 멀티미디어 기반의 다양한 학습자료들도 개발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시기에 문 선생님은 NEIS시스템의 시각장애인 정보접근성 문제를 해결하여, 학생들의 학습생활활동들에 대한 당야한 기록을 남겨야 하는 한계 때문에 시각장애를 가진 선생님들의 담임으로서의 역할 수행의 길을 열어 준 것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하신다. 그런 꾸준한 노력으로 2008년에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통과되는 결실을 맞이하여 웹접근성이나 모바일 접근성에 대한 법적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고 하신다.

-2010년에 접한 iPhone에 대한 인상이 특별해 보이신다. 비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지만, iPhone은 매력은 동일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의 역할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을 보고 새로운 사회의 통합을 꿈꿀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장애인모드와 비장애인모드의 설정변경만으로 모바일접근성의 많은 부분을 해결해주는 것을 보고 얼마나 감동을 받으셨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Software의 이 엄청난 역할을 보고도 아직도 Hardware적 사고에 매몰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많은 산업이 안타까울 뿐이다.

-문 선생님은 장애인을 모두가 보호해줘야 할 불쌍한 사람들이라는 시선이나 초인적인 노력으로 장애를 극복한 불굴의 승리자라는 시선을 거둬달라고 부탁하신다. 남성중심사회에 여자로 태어난 것이 죄가 아니고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는 사람들이 눈이 나쁜 것이 죄가 될 수 없듯이, 장애인들도 자신들의 선택으로 장애를 가진 것이 아님을 강조해 주신다. 그런 생각이 가능해지면, 자연스럽게 신체적 특징의 차이 때문에 벌어지는 수많은 기회의 균등보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 것이라고 말씀해주신다. 한쪽 팔을 잃은 사람에게 두손이 필요한 자전거를 어떻게 잘 탈 수 있게 해줄까를 고민하기 보다는 한쪽 팔로 탈 수 있는 자전거를 공급해주는 눈퐁이가 필요하다. 다리가 하나 뿐인 사람이 탈 수 있는 자전거를 공급해주는 눈높이가 필요하다. 그렇게 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여주는 것이 법률적 법등에 바탕을 두는 진정한 포용임을 말씀해 주신다. 아직도 응용SW는 웹접근성이나 모바일접근성을 강제하는 법이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을 위한 노력을 외면하는 기업이 존재한다. 아직도 공공시설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 장애인도 세상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수많은 디지털 가전제품에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없다. 심지어 비싸게 구입한 새 아파트에 출입문이 터치패드라 집들어갈 수 조차 없는 웃픈 현실이 우리들 곁에 즐비하다. 약품설명서를 읽을 길이 없어서 시각장애인들은 속수무책이다. 신이 자연을 만들었다면, 인간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지 않는가. 특히 IT인들은 그 새로운 공간 만들기의 주역들이 아닌가. IT들이 그런 사회적 통합에 대한 의식을 가지고 활동해주면 좋지 않겠는가. 당신들은 제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여 쓰레기를 버려주고 싶다는 저의 소망을 들어 주실 수 있지 않는가라는 문 선생님의 외침이 들리는 것 같다.

-문 선생님의 다양한 활동과 사유를 공유하고 싶다면, 다음의 블로그에 가보시길 권하고 싶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Main.do?blogid=04SlD&btype=0&navi=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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