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모 교회 목사가 세상을 떠난 유명인들에 대해 지옥의 목소리라며 실제 음성자료를 유포시키고 있는 일이 세간의 화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이런 소위 특정 성직자의 기행이나 신앙의 원리를 무색케하는 어이없는 일들이 기사화된 게 한 두 번은 아니겠습니다만 날이 갈수록 이런 아전인수식의 편협한 성직자의 행동을 볼 때마다 참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자살이나 인간 생에서의 타락한 삶에 대해 기독교 신앙에서는 결코 천국에 들 수 없다고 하는 논리는 매우 지엄합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만들어진 나의 몸 역시 소중하게 다루어야 할 가치의 대상이니까요.
그러나 그런 기독교의 긍정적인 교리를 전파하기 위해 모 연예인의 몫소리를 따서 신자들에게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 이번 일 내부에는 그간 곪아터진 일부 목사들의 부패하고 안이한 행태가 들어 있습니다.
자살은 참으로 있어서는 안될 나쁘고 잘못된 결단입니다.
그것은 수천년 전부터 신앙 속에서 일관되게 내려온 교리입니다.
신앙의 모범을 보일 책무를 진 자로써 목사님이 그러한 자살에 대해 자살한 이에 대한 죄를 두고 두고 묻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이 시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극단적인 행동을 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왜 그토록 온 도시를 뒤덮은 붉은 십자가 밑을 지나다니는 그 많은 사람들이 공허한 마음을 치유할 곳을 찾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반복하고 있는지,
나는 과연 이 시대 신앙의 책무를 진 목자로써 그 역할을 다해 왔는지 가슴을 치며 반성해야 하지 않았을까요...
자신의 삶인 터전이 폭압적인 공권력에 쓸려 무너져 내리는 이들의 눈물 앞에서 빨갱이를 외치며 찬성 시위를 하는 목자의 목소리,
세금 한 푼 내지 않으면서도 아이들의 무상 급식을 하는 것은 나라를 빈털털이로 만드는 일이라며 앞장 서 비난 하는 목자의 목소리,
이들의 목소리에서 사람들이 천국의 목소리를 느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사람들이 교회에서 얻을 수 있는 위로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그런 다음 자살을 하고, 잘못된 삶을 산 이들에 대한 비판과 질타를 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요.
그리고 그 때에 가서야 사람들은 하느님의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마음속으로부터 받아들일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많은 이들이 교회와 성당에서 오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이시대 지옥의 목소리가 아닌 그들의 마음을 강건하게 하고, 온유한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실 예수님의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찾아가기가 힘든 오늘입니다...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글점자 규정 개정과 관련하여 (0) | 2013.11.02 |
---|---|
백판 (0) | 2013.01.20 |
그들과 함께 그곳에서 죽어라 (0) | 2012.03.26 |
한 놈만 패자! (0) | 2012.02.24 |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답변을 듣다 (0) | 2011.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