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답변을 듣다

tosoony 2011. 11. 11. 14:36

지난번 제각기 다른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의 음성 안내 멘트문제와 관련하여 글을 올린 바 있는데요.

오늘 담당 업체로부터 답변을 받았습니다.

신호등에 음향 신호기 기기를 납품받아 가설하는 담당자와 통화한 바에 따르면, 신호기에 들어가는 음성안내 멘트는 신호기 제조 업체로부터 납품을 받을 때 받는 쪽에서 음성 안내 멘트 대본을 전달하여 그것이 내장된 채로 기기를 받아 설치하게 되어 있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설치 업체가 편의적으로 어느 곳에나 설치하는 데에 무리가 없는 간단한 멘트로 녹음을 시켜서 달아 왔다는 것이죠.

2009년 고시된 경찰청 기준 자료에 의하면, 원래대로 라면

 

'*** 아파트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오른쪽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이런 식으로 우리들이 구체적으로 방향을 알기 편하도록 충분히 녹음을 할 수가 있었다는 것이죠.

그러나 아마 주위에서 사용되는 신호기에서 이런 자세한 멘트를 듣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하며, 그 모든 것들이 우리들 스스로가 아무런 관심이나 의견 제시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거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아무튼 오늘 업자 통화에서도 그동안 이렇게 설치해도 되는 줄 알았다면서 무척 당황해하더군요.

저도 덕분에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구요, 제가 사는 곳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곳에 설치할 때에도 위와 같은 지침을 지켜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습니다.

 

그밖에도 음향신호기에는 여러가지 우리 피부에 와 닿는 많은 점검 사항이 있습니다.

신호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성 안내 멘트의 볼륨은 거리의 차량 통행량, 횡단보도의 앞뒤 거리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르게 세팅해야 합니다.

즉 너무 작을 경우 차량의 소리에 파묻혀 길을 건너다가 방향을 잃을 수도 있끼 때문입니다.

또한 음향 신호기 내부에 장착된 감지 센서의 감도차에 따라 우리들이 휴대하여 사용하는 리모콘으로 소리가 날 수도 있고 안 날 수도 있습니다.

심한 경우 리모콘을 누를 때 바로 앞에 있는 신호기는 울리지 않으면서 길 건너 멀리있는 신호기만 울리는 어이없는 일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신호기를 가설하는 업자 스스로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마구잡이로 달아놓고 가기 때문에 발생하는 헤프닝입니다.

일부 업자는 센서 감도가 너무 높을 경우 4거리에서 모든 방향의 유도, 신호기가 동시에 울리면 시각장애인이 혼돈하여 사고가 날 수 있다고 합니다만 실제로 각 방향에서 신호기가 켜진다 해도 순차적으로 벨소리가 울리게 되기 때문에 저는 오히려 방향정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업자들한테 4거리에 있는 모든 신호기의 센서 감도를 최대로 해놓으라고 합니다.

그것이 오히려 4거리에서 전체 4거리의 규모와 방향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니까요.

(참고로 음향신호기에는 신호기 뿐 아니라 음성 유도기가 같이 내장되어있어서 리모콘의 유도기 버튼을 누를 경우 음악과 함께 횡단보도가 있는 곳을 음성으로 안내하여 시각장애인을 정확하게 횡단보도 앞으로 유도하는 기능이 들어 있습니다)

 

해마다 지역의 경찰청 교통 담당 부서에서는 차년도 주요 지점 횡단보도에 사용될 신호기 예산을 책정합니다.

이점을 고려하셔서 내가 사는 곳에 음향 신호기가 가설될 수 있도록 기회가 될 때마다 담당 부서로 건의해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신호기에 사용되는 리모콘은 길거리 음향신호기 뿐 아니라 기차역의 실내 주요 지점, 전국의 지하철 역사 내 주요 지점에 설치된 음향 유도기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아시죠?

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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