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순이의 세상 견문록

공짜 복권으로 제주도 여행 다녀온 사연 2

tosoony 2010. 1. 19. 02:27

  짧은 2학기를 바쁘게 보내는 동안 한동안 제주도에 대한 생각을 잊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12월의 어느 날 직장에서 누군가 제주산 갈치가 맛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 소리를 들었던 것 같은데, 그 순간 불현듯 ‘제주도’라는 생각이 뇌리를 번쩍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아, 나 제주도 가야되는데...’

그날부터 다시 내 머릿속 한쪽에는 지난여름 공짜로 얻은 행운을 실현시켜 보리라는 맘이 한가득 들었습니다.

당시 여행사 사이트에 나온 안내 문구 캡쳐 파일도 다시 열어보고, 학교 방학 일정과 연수를 따져본 결과 새해 1월 둘째 주에 가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여행사에 전화를 했지요.

‘요것들 막상 전화해서 딴소리만 해봐라 그냥 콱...~~’

그런 마음을 품고 건 전화에서 안내 직원은 아무렇지 않게 제 이름과 전화번호를 묻더니 잠시 후 등록 고객이 맞다며 언제 가겠냐고 하더군요..

사전에 예약한 고객이 많으면 갈 수 없다나요..(그거야 당연한일~~)

아무튼 다행히 제가 가려는 12일은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절차를 간단히 소개하면, 자기들은 호텔과 렌터카만 48시간용으로 예약해주기 때문에 고객이 따로 비행기표를 예매한 후 자기들에게 전화로 알려주면 다시 렌터카 인수 절차 등을 알려 준다고 했습니다.

이왕 모처럼만에 둘만 가는 공짜 여행인데 아주 그냥 본전을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아침 첫 비행기와 오는 날 마지막 비행기로 끊자는 데 우리 부부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다시 여행사에 전화했죠.

아침 8시 15분 출발과 돌아오는 날 밤 8시 40분 이렇게 말이죠.

우리 부부의 용기와 정력에 상담 직원도 놀라는(?) 눈치였습니다..~~ ㅋㅋ

(공짜, 엄청 좋아한다 니들~~~)

어쩜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죠..

그러거나 말거나 그렇게 신청을 끝내고 마음을 놓고 있는데, 새해 1월 들어 출발하기 5일전쯤인가 그쪽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 요지란 것이 추가 결정할 사항이 있는데, 렌터카 이용 시간이 48시간이기 때문에 셋째날 아침에 차를 반납하던지 추가 비용을 내라는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렌터하는 차에는 기본적으로 네비게이션이 없으니 이것도 추가 비용을 내고 달 것인지 물어보더군요.

생각지 못한 복병이었습니다.

지난 여름 제주 여행 때는 혹 몰라 제 개인 것을 갖고 갔는데, 렌터카에 달린 녀석이 훨씬 안내를 정확하게 잘 하더라구요.

뭐 하여간 그래서 1차로 추가 비용이 토탈 5만원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묵을 호텔이 ‘팔땡땡’ 호텔이라는 것도 알려 주더군요.

언뜻 듣기에 지난 여름 복권상에서 읽었던 이름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도 같기도 한데, 요즘 들어 제 기억이 자신이 없는지라 그게 맞나부다 하고 “아 네~~”하며 넘어갔습니다.. 


그 후 더 이상의 전화는 없대요.

 마침내 전날 우리 둘은 바리바리 짐을 꾸렸죠..

애들도 없고 주위 신경쓸 일도 없으니 실컷 놀다 오자는 요량으로 대형마트에 가서 빨간색 모자달린 귀여운 커플티도 사고, 여행 렌터카속에서 들을 둘만의 좋아하는 mp3도 cd에 신경써서 채워놓았습니다.

거기에 노래방도 한 번은 가야겠다 싶어 한소네 녀석까지 여행 경험을 시키기로 하고 무거운 짐가방 한켠에 밀어넣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딸아이에게 다시 한번 상찬과 다녀와서 나름의 아빠로써의 대가를 치러주마라는 약속을 남기고 청주공항으로 향했습니다.

 

- 이어서 계속


토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