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투표장에 가실 때- 제가 겪은 일 참고하시라고

tosoony 2008. 4. 9. 13:19


오늘 오전 제가 사는 곳 앞에 있는 투표소에 갔다가 어이없는 일을 당해서
여러분께도 잠시 소개할까 합니다.
제 집사람과 예년과 같이 동행해서 보조용구를 받은 후 같이 기표소에 입장하여
기표를 하려는 순간 뒤에서 진행 안내를 하는 사람이 제 집사람을 불렀습니다.
먼저 집사람만 하고 나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잠시 기다렸다가 제 차례가 되어 같이 들어가려니까 집사람은 설명만
하고 나와야 한다면서 천막 가리개를 열고 뒤에서 지켜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리개를 닫고 물러나라고 했더니 규정상으로 배우자라 하더라도 설명만
하고 나와야 하고 기표는 시각장애인 혼자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이가 없어서 제가 규정을 잘 보고 말씀하시라면서 나가라고 했음에도 이
사람이 계속 배우자라도 설명만 할 수 있을 뿐 가리개를 가린 채 같이 기표를
도울 수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현행 규정에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배우자 1인 또는 시각장애인이
지정한 보조자 2인의 도움을 받아 기표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사람은 그럴 바에는 보조용구가 무에 필요하냐는 주장이었고,
한참 언성을 높이고 싸우다가 어쩔 수 없이 제가 집사람으로부터 정확하게
용지를 도구에 끼워 위치를 확인받은 후 혼자서 조심스럽게 기표를 하고 일단
나왔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또 저 말고도 이곳 관내에는 맹학교 학생들 몇명도 투표할 상황이기에 확실하게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의 중앙 선관위와 대전의 제가 사는 곳을 관할하는 동사무소 선관위
책임자에게 각각 전화하여 규정의 사실 여부를 확인한 바 제가 아는 내용이
모두 맞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즉, 보조용구는 최소한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도구이나 역시 밀리거나 잘못
표기할 수 있기에 확인된 배우자나 보조자의 추가적인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물론 가리개를 닫고 비밀이 보장된 기표소 안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선관위 담당자들로부터 사과를 받고 당장 문제의 투표소 담당자에게
시정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는 확인 약속을 받았습니다.
제가 이 글을 서둘러 올리는 이유는 혹시 다른 곳에서도 이와 같은 잘못된 일이
일어날까봐입니다.
물론 혼자서 투표장에 가실 때에는 그곳에서 지정한 분의 도움을 받으시면 되고
안내가 끝나면 그 분을 나가게 하실 수도 있습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하네요.

날씨가 불순하여 봄꽃이 모두 떨어지는 게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좋은 시간 되세요.

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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