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한 해의 매듭을 지으며

tosoony 2005. 12. 31. 23:39

또 하나의 매듭이 만들어지는 날이다.
1년이라는 반복되지만 늘 힘들고 바쁘기만 했던 그 트랙 하나가 마무리되고 매듭이 되어져 그 어딘가에 쌓이게 되는 날이다.

언제나처럼 느껴지는 몸과 마음의 느낌의 불일치는 여전하고..
그 어릴적 설렘으로 12월 31일의 밤을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고 제야의 종소리를 듣곤 했었는데..
이제는 그 설렘과 미지의 두려움보다는 무언가 나 자신의 뒤를 돌아보며 매듭을 잘 지어가며 시간을, 아니 세월을 따라 움직여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딸아이 녀석은 평소같았으면 이미 떨어졌을 시간이건만 잠이 안온다며 뒤척이며 집안을 서성인다.
내일이면 열두살이라는 아빠의 말에 자기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뿌듯한 마음이 드는가 보다.
어느 사이 내가 낳은 자식이 12살이 된다니.
자식 아이가 크는 것은 이렇듯 기특하고 이뻐 보이는데, 왜 나 자신에 대해서는 서운하고 안타까울까..

맛난 곶감을 하나씩 빼어먹어가며 남아있는 빈 막대가 커지는 것을 볼 때의 안타까움이랄까..

하지만 역시 내일 아침 새롭게 떠오르는 햇살 아래서 또다시 분주하게 닥치는 일상에 들어가면 다시금 그 생활에 익숙해지겠지.

둘째 녀석에게, 또 우리 가족에게 내년은 참으로 힘든 한 해가 아닐까.
하지만 모든 것을 담담히, 그리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다는 마음은 잃지 않고 있다.
이제 키보드를 정리하여야겠다.
곧 제야의 종소리가 들릴 것 같다..

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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