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박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tosoony 2005. 8. 7. 02:53

예전엔 미처 몰랐습니다  

  울 엄마만큼은 자식들 말에 상처 받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엄마가 되고 보니 자식이 툭 던지는
  한마디에도 가슴이 저림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울 엄마만큼은 엄마가 보고 싶을 거라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제가 엄마가 되고 보니 이렇게도
  엄마가 보고 싶은 걸 이제야 알았습니다.
  울 엄마만큼은 혼자만의 여행도,
  자유로운 시간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우리를 위해서 밥하고 빨래하고
  늘 우리 곁에 있어야 되는 존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엄마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함을 이제야 알았습니다.
  나는 항상 눈이 밝을 줄 알았습니다.
  노안은 나하고 상관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울 엄마가 바늘귀에 실을 꿰어 달라고
  하면 핀잔을 주었습니다.
  엄만 바늘귀도 못 본다고...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제게 노안이 올 줄
  그 땐 몰랐습니다.
  울 엄마의 주머니에선 항상 돈이 생겨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손 내밀 때마다 한번도
  거절하지 않으셨기에...
  그러나 내가 엄마가 되고 보니 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아끼고 아껴 나에게 그 귀중한 돈을 주신 엄마의
  마음을...
  며칠 전엔 울 엄마 기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울 엄마가 너무나도 보고 싶습니다.
  평생 제 곁에 계실 줄 알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못 했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 홍 경 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