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화초와 모짜르트
[1151]
보낸이:문성준 (토순이 )
1999-12-23 09:44
조회:8
아침에 아내가 집을 나서면서 급하게 한다.
화초에 물을 준 지 오래 되었으니 당신이 좀 줘요.~
오늘은 또 색다른 주문까지 떨어졌구만.
아침 먹은 것을
이리저리 치워놓고, 어차피 곧 점심
먹을 거니까 그때 설겆이 몰아 하지 뭐..
하면서 쇼파에 앉아 아침 뉴스를 들으며
나만의
한가한 (멍한) 잠시의 시간을
즐겼다.
그러다 문득 화초~! 생각이 들어서
베란다로 나갔다.
추운 날씨임에도 남향인
우리집은 오전 햇살이
참 좋다.
블라인드를 걷고, 조리를 찾았다.
제법 크고 작은 화초가 많이 놓여있는 우리
베란다에
조리에 물을 담아 손끝으로 더듬으며 하나씩 물을 뿌려주어
나갔다.
작은 화초는 조준이 잘못 되어 물이 넘치기도 하고,
큰 소철에는 여기저기 물이 고루 스며들게 하려니
손이 따갑고 잘 안되네..
예전에 눈이 보일 때는 우리집 물주기는 내
담당이었는데..
그래도 목이 말라하는 이 화초들이 단물처럼 이것을 빨아들이는 것을
손끝으로 느끼니 마음이 상쾌해진다.
그때 마침
오디오로부터 들려오는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 1악장 아다지오가
이 기분과 어울려 기가막힌 조화를 이루는 것이었다.
거
참~~
정말 이러한 여유가 있었으면, 또 그렇게 살아갈수만
있다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
할일은 많고 쫓기게 하루를 살지만
순간 순간 이러한 마음의 여유를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생각이 오늘 아침
들었다..
토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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