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딸아이의 자원봉사

tosoony 2011. 8. 2. 00:44

오늘부터 3일간 딸아이를 성당에서 주관하는 꽃동네 봉사활동 프로그램에 보냈다.

신앙심의 기본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온갖 불평에 가기 싫어하는 내색이 역력했지만 미국도 혼자 1년간 다녀온 자존심을 운운하며 비오는 이른 아침 기여코 등을 떠밀어 보냈다.

때마침 감기에 약까지 먹여가며 보내놓고 나니 마음 한 구석이 편치 않다.

태어나서 지금껏 아빠가 다른 사람들로부터 봉사를 받는 것을 보아오는 데에만 익숙했던 녀석에게 니가 우리 가정과 아빠가 받은 것을 또 다른 이들에게 갚아야 도리라는 내 주장이 무리는 아니었나 싶다.

마치 자원봉사란 그러그러한 부류가 원래 따로 정해져 있는 양 무감각하게 바라보는 아이를 대하며 어릴 적부터 이걸 어떻게 고쳐줘야 할지 늘 불편해했었는데..

나름 미안한 생각도 든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고 학업에 밀려 어쩌면 지금과 같은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몸만 훌쩍 어른이되어 버린다면 어떻게 하나라는 노파심이 오늘을 만든 것 같다.

부디 고생을 다른 사람을 돕는 기쁨으로 승화시키는 법을 배워오기를 기원하며 잠자리에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