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이해

시청각 중복장애인의 소통 방법

tosoony 2016. 5. 14. 00:30

시청각중복장애인(이하 시청인으로 약칭)의 소통방법에 대해 소개를 드리고자합니다. 저도 시청인의 한 사람으로 시력은 전맹이고 청력은 고도난청입니다. 때문에 육성으로 소통하기가 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주로 손가락점자를 이용해서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시청인의 소통법을 말씀드리기 전에 시청인의 유형을 먼저 말씀다드리고자 합니다.

 

시청인은 크게 시각기반과 농기반으로 구분합니다. 시각기반이란 시각장애인이었던 사람이 청각에 장애를 입어 시청인이 된 경우를 말하고 농기반은 농인이었던 사람이 시각에 장애를 입어 시청인이 된 경우를 가리킵니다. 따라서 시청인의 소통법도 크게 두가지로 대별됩니다. 시각기반의 시청인들은 점자를 오래 사용해왔기 때문에 소통도 점자를 활용하게 됩니다. 여기에는 다시 두가지가 있습니다.

① 손가락점자(점화라고 애칭) 점화는 화자의 6개 손가락으로 청자의 6개 손가락에 점자단말기에다 입력하는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점자를 터치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읽어내기가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지만 익숙해지면 가장 편한 소통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수화처럼 끝없이 새로운 단어를 익힐 필요도 없고 손을 광범위하게 움직일 필요도 없습니다. 숙달만 되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② 기계를 이용한 점자 대화 한소네와 노트북을 연결해서 노트북으로 타이핑하면 한소네로 점자가 출력되는 방법입니다. 점자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가장 빠른 속도로 소통을 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 방법으로 현재까지 10 년간이나 대학공부를 해왔습니다.

다음으로 전건영님이 사용하신 한소네의 오프라인 채팅창을 이용한 소통법입니다. 이것은 시청인끼리 소통할때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시청인들이 서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만나서 이 방법으로 소통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외에도 일반 키보드를 한소네에 직접 연결해서 소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 방법의 단점은 점자가 전부 정자로만 나온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브레일노트에서는 키보드를 연결해서 타이핑할때도 약자가 지원되는걸로 압니다. 하지만 사용상의 편리로는 한소네가 단연 우세하기 때문에 그 한가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브레일노트를 선택하라고 권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음으로 농기반 시청인의 소통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농기반 시청인들은 평생 수화를 사용해왔기 때문에 실명 이후에도 수화를 사용하게 됩니다. 다만 눈으로 봐야하는 일반 수화가 아니라 수화를 손으로 만져서 읽어내는 촉수화를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수화로 통역하는 사람이 엄청난 에너지의 소모를 감수해야 합니다. 점화처럼 지정된 손가락에 지속적으로 터치하는것이 아니라 시청인의 양손과 접촉한 채 온갖 동작을 해야하기 때문에 굉장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합니다. 물론 이것도 어려서부터 숙달된 시청인이라면 아주 가볍게 손을 접촉해서 수화를 읽어낼 수 있겠지만 중도에 실명한 시청인의 경우 눈으로 보던 수화를 손으로 해독해야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가능한한 천철히 반복적으로 수화를 해줘야야하고 잘 이해가 안될때는 수화 통역자의 손을 꽉 잡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많은 에너지와 인내력을 요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농기반 시청인도 점자를 배워서 점화로 소통을 하면 되지 않겠나하는 반문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농기반 시청인에게는 촉수화보다 훨씬 힘든 소통법이 될수가 있습니다. 농기반은 대체로 음성언어 자체가 외국어처럼 어려운데다 중도실명으로 이미 감각이 굳어서 점자를 읽어내기도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전건영님이 지도하신 농기반 시청인분은 1 년 가량의 한소네 사용으로 점자를 어느정도 읽을 수 있게 된 케이스로 노력을 하면 어느정도 점화사용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시청인의 소통법에는 위에 소개드린것 외에도 상당히 다양한것들이 있습니다. 목과 입술을 만져서 소통하는 방법, 손바닥에 글씨를 써서 소통하는 방법, 지화를 이용하는 방법, 지화와 입모양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법, 고도로 간단화시킨 알파벳을 손바닥에 터치하는 방법 등 매우 다양합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점자와 촉수화 두가지입니다.

혹시 주변에 시청인분들이 계시면 이와 같은 소통법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시청인들의 자조모임도 있다는것을 전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참고로 저희 모임의 온라인 활동은 다음카페와 페이스북에서 ‘설리반의 손 헬렌켈러의 꿈’이라는 그룹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청인들에 대한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넓은마을' 자유게시판 조영찬님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