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소풍은 왜 그리 마음이 두근거리기만 했던 걸까?
전날 저녁부터 환타 한 병, 계란과자 한 봉지에 껌 한 통 담긴 소풍 가방을 방 한 켠에 두고서 잠이 들지 못해 뒤척이다가..
엄마가 새벽부터 4형제 모두에게 하나씩 싸 준 김밥을 들고 나선 소풍길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얻는 것만큼 설레었던 것 같다.
실상 학교 근처 얕으막한 뒷산 정도를 줄지어 걸어가는 게 전부요, 앉자마자 채 기다리라는 선생님의 말도 어긴 채 꺼내먹기 시작한 김밥...
그러고 나면 결국은 아무 할 일도 없고 허전하기만 한 그 때의 소풍.
이렇게 단순한 행위에 왜 그리 온 신경을 쓴 것인지 허탈하기까지 했던 생각이 든다..
3일간의 박람회를 무사히 마치고 아무 탈없이 뒷정리를 하고 돌아왔다.
한 달여가 넘는 기간 동안 모든 교직원이 힘을 다해 준비한 시간 덕이었음에 고맙고 작은 보람도 느껴진다.
일을 하는 과정에서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요, 때로 힘들고 머리 아픈 때도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그 모든 것도 지나고, 이 시간 그것들이 찰라의 시간이었음을 깨닫는 순간 내가 왜 그리 공연한 주변에 집착했던가 라는 반성과 아쉬움이 들곤 한다.
너무 기뻐하지 말고, 너무 슬퍼하지도 말며, 너무 아쉬워하지도 말되, 너무 화내지 않는 삶이 필요한 이 지음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
토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