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의 이해

만드는 게 중요한게 아니라 정확하게 만드는게 중요한거야

tosoony 2024. 2. 12. 22:47

행복하고 여유로운 설 명절 보내셨는지요.
코로나19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명절에 만나기 시작한 형제들끼리의 즐거운 수다는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오늘은 명절 때 우연히 마주친 생활 속 점자에 대해 간단히 적어 보려 합니다.

1) 의정부에 자리한 저희 부모님 아파트가 그동안 낡고 좁은 엘리베이터 대신 최신형의 엘리베이터로 교체를 했더군요.
친절한 음성안내에 내부도 넓어진 엘리베이터는 역시 편리했습니다.
그런데 손끝으로 층별 배치에 만들어진 점자를 대하면서 뭔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음 날 다시 각 층마다 있는 상, 하 버튼을 자세히 보니 규격보다 간격이 넓직하고 알도 조금 커보입니다.

2) 몇 년전 부모님 화장실에 사용되던 비데가 고장났다 하여 인터넷 주문으로 새로 비데를 주문하여 설치한 적이 있습니다.
그 후 지방에서 올라와 부모님댁 화장실 비데를 만져보니 좌변기 오른편에 다른 제품에 비해 넓게 만들어진 패널에 친절하게도 각 버튼마다 점자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요즘도 이렇게 장애인을 고려한 제품이 있다는게 고맙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다시 자세히 만져보니 규격보다 점알이 작고 촘촘하며 비좁게 찍혀 언뜻 만져서는 무슨 글자인지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3) 몇 년전부터 화장품 무역회사에 다니는 딸아이는 명절 때면 친척들에게 작은 화장품 선물을 나누어주는 게 일상이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바리바리 선물 포장을 뜯던 딸아이가 제게 립스틱 박스를 가지고 와서 만져보라 합니다.
종이로 된 박스에 점자로 화장품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거기에 립스틱 박스를 풀어보니 다시 작고 긴 본품 박스마다에도 '브라운', '레드' 등 색상이 점자로 적혀 있습니다.
특이한 점은 그간 다른 의약품 연고나 과자 드에서 볼 수 있듯이 종이 박스 자체에 천공으로 인쇄된 것과 달리 이 립스틱 마다에는 점자가 양각된 얇은 모텍스와도 비슷한 스티커로 하나하나 점자를 붙여 놓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어려운 수작업에도 불구하고 점알의 크기나 간격이 정확하다는 점이 앞에서의 점자와 다른 점이라고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장애인의 정당한 편의지원에 대한 사회적 의식이 높아지고 점자법과 의약품에 대한 법률 등이 개정되면서 생활용품과 의약품을 판매해 온 기업들이 속속 점자가 표기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덕에 작지만 생활 속 편리함을 실감하고 있는데요.
이왕 점자를 만드는 것이라면 만드는 것 자체에서 끝나지 말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정확한 점자를 만들어 제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시 한 번 앞서 점자 표기를 시행한 기업에 담사 드리며, 해당 제품의 회사명을 이곳에 남깁니다.
엘리베이터는 어디인지 파악하지 못했고, 비데는 sk매직사의 제품이며, 화장품은 에스쁘아입니다.
참고로 아래 사진을 첨부합니다.

#sk매직 #에스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