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지나간다.
개울가에 앉아 무심히
귀 기울이고 있으면
물만이 아니라 모든 것은
멈추어 있지 않고 지나간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우리가 겪는 것은
모두가 한 때일 뿐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은
세월도 그렇고 인심도 그렇고
세상만사가 다 흘러가며 변한다.
인간사도 전 생애의 과정을 보면
기쁨과 노여움, 슬픔과 즐거움이
지나가는 한 때의 감정이다.
이 세상에서 고정 불변한 채
영원히 지속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세상일이란 내 자신이
지금 당장 겪고 있을 때는
견디기 어려울 만큼 고통스런 일도
지내놓고 보면 그때 그곳에
그 나름의 이유와 의미가 있었음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이 세상일에
원인 없는 결과 없듯이
그 누구도 아닌
우리들 자신이 파놓은 함정에
우리 스스로 빠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겪는 온갖 고통과
그 고통을 이겨 내기 위한
의지적인 노력은 다른 한편
이다음에 새로운 열매가 될 것이다.
이 어려움을
어떤 방법으로 극복하는가에 따라
미래의 우리 모습은 결정된다.
- 법정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