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하늘 아래서 일반학교에 섞인 채 통합 아닌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또다른 시각장애(저시력) 학생들에게 서비스를 해보겠다고 자원한 지 햇수로 6년째가 되었습니다.
첫 해 30명도 안되는 것으로 파악되던 학생 수가 200명에 육박하고, 어려운 학교 재정을 쪼개어 행사를 치르던 것이 교육부와 교육청의 든든한 재정 지원까지 얻어 당당히 사업을 할 수 있는 행운까지 얻게 되었씁니다.
바쁜 수업 사이 사이 짬을 내어 처음 학부모에게 전화를 걸 때면 언제나 마음이 두근거리곤 합니다.
때로는 대뜸 언성부터 높이고 손님이 종업원 대하듯 하며 니들이 뭔가 부족한게 있으니까 나한테 이런 거구나~~ 하며 함부로 대하시는 부모님도 계시지만, 대부분은 목이 멘 목소리로 자기 자녀에 대한 애타는 마음이 한껏 전화선너머로 전해옵니다.
뇌종양으로 생명까지 논할 수 있는장애에 겹쳐 시력이 떨어지는 와중에서도 교육을 시켜보려는 어머니의 사투, 지적장애 부모 밑에서 고아처럼 방치된 채 확대경 하나 구경해보지 못한 채 힘들게 지내는 아이, 지적장애와 시각장애가 겸하여 있음에도 정신지체학교에서 시각적 매체에만 끌려 그림자처럼 하루를 보내는 아이...
가끔은 가슴 한구석 먹먹하며, 교사로서 무력감을 여러 차례 경험하게 됩니다.
영국 등 선진국의 조사에 따르면, 학령기 인구 중 1000명당 2명 또는 1명 정도가 시각장애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이를 우리나라 맹학교 전체 학생수로 따져 보면 시각장애 총 학생수 중 6분의 1만이 맹학교 등에서 특수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합니다(2007년 기준, 시각장애아 교육 임안수저).
현재 제가 근무하는 학교의 재학생수가 120명이니6분의 5에 해당하는 600명이 대전 충남 관내 일반학교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겠지요.
그 중 올해 약 200명이 발견되었다고 볼 때 아직도 갈 길이 극히 멀기만 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이 장애인의 날이었다지요.
1년에 딱 하루 세상의 관심이 온통 한쪽에 쏠리는 날, 그러나 그것은 다른 말로 364일을 무관심에 아파해야 한다는 것을 자각해야만 한다는 날이기도 합니다.
21세기 한복판에서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 올 한애에도 좋은 소득이 그 분들에게 있었으면 하네요~~
오늘도 걸음은느리지만 언제나 행복을 꿈꾸며 바다를 향해 한발짝씩 기어가는 달팽이의 별을 기대해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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